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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행복시네마에서 소개할 오늘의 두 번째 영화는 「인사이드 아웃」이다. 이 영화는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 등 다섯 가지 감정이 살고 있다는 것을 전제하고, 11살 소녀 라일리의 머릿속을 체험해 보도록 이끈다. 


라일리는 부모와 미네소타를 떠나 캘리포니아로 이사를 했다. 이사 온 집은 아직 가구를 들여놓지 않아 휑하기만 하고, 학교 친구들은 낯설기만 하다. 새로운 환경에 힘들어하는 라일리를 위해 머릿 속 5가지 감정들은 바쁘게 감정의 신호를 보내다 결국 라일리의 마음에 큰 변화를 주는 실수를 하게 된다. 


감정은 우리 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간은 오랫동안 자신이 논리적이고 냉철하고 이성적이라고 믿고 살아왔지만 돌고 돌아보니 매우 감정적인 동물이었다.


인사이드 아웃 ㅣ 전체 관람가

개봉ㅣ2015.12.

감독ㅣ피트 닥터

배급 l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주)


이 영화는 ‘감정’이란 것이 어떻게 자신을 지배하는지에 대해 다섯 가지 캐릭터로 잘 설명하고 있다. 사실,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진지하게 마주하기가 힘들다. 왜냐하면 사회에서는 감정보다는 인지적 측면을 더욱더 강조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위에서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처리할지 몰라 왜곡되게 해석하고 문제가 되는 행동을 하는 아이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감정이 생길 때, 자신의 마음속에 떠오르는 감정을 어떻게 하면 잘 다스릴 수 있을지 아이들의 눈높이 수준에서 설명하기가 참 힘든데 이 영화의 캐릭터를 사용하면 잘 설명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감정의 제대로 된 처리와 함께,


자! 그럼 영화를 소재로 나눌 이야기는 무엇이 있을까?


첫 번째, 감정이란 무엇일까?

사실, 아이들에게 감정을 제대로 설명하기는 힘들다. 분명히 자신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무엇인지 알아채기는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어른 중에도 자신의 감정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으니까 말이다.


진화심리학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감정이란 즉각적으로 반응해서 생존하기 위한 수단으로 말할 수 있다. 그런데, 그렇게 설명하기에는 감정은 생존과 상관없는 우리 일상생활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또한 이런 설명은 아이들에게 공감을 가지게 하기 힘들다.


감정이 생기면 그 감정을 존중해 줘야 한다. 주인공 머릿속에 다섯 감정이 나름대로 이유가 있어 자신의 역할을 한 결과가 감정이라면 일단 생긴 감정은 존중해야 한다. 그렇게 감정을 인정하고 나면 그것을 어떻게 다스릴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


많은 사람이, 특히 부정적인 감정을 억누르려고 노력하는 데 그럴 필요가 없다. 부정적 감정도 나의 감정이다. 초점은 그런 감정을 잘 다스려 현명하게 대처해야 하지, 억누르고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아이들은 멋진 어른이 되기 위해서 감정들과 잘 지내려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감정과 친해야 한다.


두 번째, 내가 아는 나는 진짜일까?

사람들은 보통 자신이 알고 있는 ‘나’가 진짜이며 자신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정말 자신을 잘 알고 있다면 매번 금연, 다이어트 등은 왜 성공하지 못하는가? 에 대한 대답이 궁색해진다. 사실, 사람들은 자신을 잘 모른다. 그것은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어른들에게도 어려운 숙제를 아이들에게 설명하려니 참 어렵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뇌의 기능에 기반하여 매우 잘 설명하고 있다. 뇌를 이해하는 데 필자는 라마찬드란 박사의 “두뇌 실험실”이라는 책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저자 빌라야누르 라마찬드란, 샌드라 블레이크스리 | 역자 신상규 | 바다출판사


여하튼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나’는 사실, 영화에서 보듯 수많은 내부 협력자들에 의해 조정되고 유지되고 기능한다. 그래서 이러한 맥락을 알게 되면 우리는 결정론적으로 무엇을 이야기하지 못한다. "넌, 000한 사람이야" 이런 식으로 단정적인 말을 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뒤집어 이야기하면 그만큼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오늘 온종일 수없이 당신을 괴롭힌 자녀를 다시 한 번 보라. 아이들의 머릿속에 움직임이 보일 것이다. 그렇다면 열심히 수고한 머릿속 일꾼들(?)에게 경이로움이 생길 것이다. 머릿속 일꾼들은 우리 아이의 수많은 인지와 감정을 처리했다. 놀랍지 않은가? 그 경이로움을 아이에게 말로 표현해 주자. “넌 참 신비로운 존재야”


세 번째, 추억에 관하여 

이 영화에서는 추억이 사라지는 메카니즘을 잘 보여준다. 어릴 적 그렇게 신나던 놀이(대부분 상상력을 동반한)가 어느 순간 재미가 없어지고 어른이 되는 과정을 이 영화는 잘 보여준다. 대부분 어른들이 자신의 추억을 이야기하면 듣는 이는 재미가 없다. 자칫하면 소위 꼰대가 된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방법은 이 영화에 나오는 등장인물 빙봉을 소환해 보는 것이다. 빙봉은 라일리의 생각 속 친구인데 아마도 대부분 부모들의 빙봉은 기억이 사라지는 계곡 저 어딘가에 혼자 외로이 있을 것이다. 그런 빙봉을 데리고 온다면 필시, 어른들은 동심으로 돌아갈 것이고 아이들과 눈높이가 맞혀질 것이다. 그럴 때 추억을 한두 가지 꺼내 이야기해 보자. 누구나 빙봉은 있을 것이다. 잠시 잊어버리고 있을 뿐이다. 아이의 빙봉과 나의 빙봉을 만나게 한다면 어쩌면 서로 대화가 통할지도 모를 일이다. 꼰대가 아닌 스토리텔러로 변신한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공통된 추억은 나중에라도 아이와 공감의 끈이 된다. 


네 번째, 부정적 감정, 그리고 다양성

기쁨이는 슬픔이를 부담스러워하는 장면이 이 영화에서는 많이 등장한다. 기쁨이는 무조건 라일리가 행복해야 한다고 말하며 슬픔이를 밀어낸다. 하지만 슬픔이 있기 때문에 기쁨이 있음을, 그리고 기억에 그 둘은 섞여 있음을 기쁨이는 나중에 깨닫는다. 


슬픔, 화냄, 까칠 등의 소위 말해 부정적인 감정은, 그러나 우리에게 꼭 필요한 감정들이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어떻게 적절하게 일을 하는가 하는 문제다. 부모들 중에는 아이들이 느낀 감정을 무시하거나 다른 식으로 왜곡, 혹은 부정해 버린다. 예를 들어 넘어진 아이가 울면 울지 말라고 한다. 울고 싶은 데 말이다.


그런 부정적 감정이 어떻게 제대로 일할지 알려주는 것이 오히려 더 낫지 않을까? 까칠이의 주변 인식 능력, 버럭이의 추진력, 슬픔이의 공감능력 등은 부정적 감정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이다. 그런 장점을 키워 나감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감정을 통제하는 중앙에 앉아있는 캐릭터가 제각각이라는 것이다. 엄마의 경우 슬픔이가 중앙에 있고 아빠는 버럭이가 중앙에 있다. 사람마다 감정은 제각각이며 수많은 다양성을 가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이들은 부모의 감정처리 방법을 배우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머릿속에 있는 중앙 타워에 조종사들은 부모와 다르다. 아이들의 개성이 드러나는 지점이기도 하다. 아이는 나와는 다른 존재다.


이 영화는 아이들의 특징을 생각하고 자신의 이해하면서 보기 좋은 영화다. 제작진이 뇌에 관한 여러 가지 이론을 공부한 흔적도 드러난다.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감정이라는 것이 어떻게 만들어지며 다뤄야 할지 설명할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된다. 




씨네리터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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