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하고 현명한 양육과 훈육
공간이 주는 선물, 우리 '집'의 재발견
부모님들께 ‘집’은 어떤 의미일까요?
2009년 개봉한 애니메이션 영화 ‘업(up)’은
할아버지 ‘칼’과 8살 꼬마 탐험가 ‘러셀’이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에서 할아버지가 사는 집은
과거 부인과 추억이 깃든 곳으로 영화 속 중요한 소재로 등장합니다.
특히, 영화는 소중한 사람과의 추억이 깃든 집을 지키려는
한 할머니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이 되었는데요.
시애틀의 한 건축업자가 대형쇼핑센터를 짓기 위해 땅을 사들였고
마지막으로 남은 부지였던 할머니의 집을 구매하기 위해 거금을 제시하였습니다.
하지만 할머니는 그 제안을 거절합니다.
할머니는 그 집을 너무나 사랑했고 할머니의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소파 위에서 생을 마감하기를 원했기 때문이죠.
이렇게 집은
우리에게 우리 가족의 추억이 있는 곳, 안식처, 휴식 등 편안함을 주는 공간이 되기도 하고
작은 사회로서 사회규범을 배울 수 있는 연습의 장이나 배움터가 되기도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사람이 집에서 재택근무를 하고,
다양한 취미생활을 즐기며 문화를 향유하는 공간으로도 변화했습니다.
즉, 휴식을 취하고 머무는 안식의 공간이라는 인식을 확장하여
생산 활동까지 가능한 공간으로 집의 의미가 점점 더 넓어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말 중 ‘사람은 공간을 만들고 공간은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본인의 의지대로 공간을 컨트롤할 수 있는 자유로운 분위기는 집중과 몰입에 도움이 되고,
이런 편안함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과 자유로움이 주는 창의적 의지는 결국 업무 효율을 높이기에 충분합니다.
그래서 요즘 많은 기업에서 직원이 최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 생태계를 조성해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로, 기존 사무실에 정원을 만든다거나,
회의실을 카페 분위기로 꾸민다거나
주택을 개조하여 집같이 사무실을 꾸며놓은 회사 등 공간 개념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단순 사무공간을 넘어 문화, 예술, 자연의 공간으로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이렇게 공간이 주는 효과를 우리 아이들이 마음껏 누릴 수 있도록
편안함과 자유로움을 가장 크게 느끼는 공간인 ‘집’에서 일상의 영감을 선물해 주는 건 어떨까요?
물론 ‘집’이라는 것은 당장 아이 스스로의 의지로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대상은 아니지만,
부모가 마련해 놓은 터로서 가족 공동체의 생각과 생활방식을 익히고 미래를 준비하며 갖가지 실험실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이들의 긍정적인 발달을 도모하기 위해 ‘집’이라는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고 구성하면 좋을까요?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해 드립니다.
첫 번째 방법은 유능감을 기를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해 보세요.
다시 말하자면, 아이가 스스로 자신이 주변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다고 느낄 수 있게 하는 환경을 말합니다.
예를 든다면, 조명 스위치는 아이 스스로 끄고 켤 수 있도록 높이가 적절해야 하고,
문은 스스로 열 수 있도록 가벼워야 합니다.
이렇게 유능함을 지원하는 환경에서 아이는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들을 경험할 수 있고,
신체를 조절해 볼 수 있으며, 나아가 공간이 주는 메시지를 통해 ‘해낼 수 있다, 할 수 있다’라는 효능감이 발달합니다.
두 번째 방법은 안락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해 주세요.
아이들은 주변의 물리적 환경에서 안락감을 느낄 때 나에게 일어나는 일이나 사물에 더욱 관심을 두게 됩니다.
아이들이 안락함을 느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연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해 주시는 겁니다.
아름다운 자연은 사람들에게 편안한 감정을 느끼게 해줄 뿐 아니라, 마음속의 불안이나 긴장감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따라서 아래의 사항을 확인하여 우리 집 또는 아이 방에 자연을 담아볼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가장 익숙한 공간인 집에서부터 우리 아이들이 자연의 변화를 느끼면서 안정감 있고 균형감 있게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세요.
세 번째 방법은 공간을 계획하는 일에 아이를 참여시켜 주세요.
아이 방이 있다면 아이의 방 구조를 바꾸는 것이나 가족이 사용할 가구를 구매할 때
함께 상의하는 등 집을 함께 꾸며나가는 일에 아이가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해 주세요.
이런 과정이 축적된다면, 아이는 자신의 공간에 책임감을 느끼게 됩니다.
더불어 공간이 바뀌면서 일어날 일들을 예측하고 판단하면서 그 효과가 처음과 같은지를
비교해 보고 반성과 확신을 쌓는 교육과정의 일환이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아이가 자랄 미래 사회는 어떠한 변화가 오더라도 세상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합니다.
가장 편안하고 자유로운 공간인 우리 ‘집’이
아이에게
도전할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자기의 생각을 표현해 볼 수 있는 실험실이 되어 건강한 자극이 주어진다면,
아이는 유연성뿐 아니라 창의성과 적응력 또한 발휘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저희 교직원들도 집과 같은 안락한 물리적 환경 안에서 아이들이 호기심을 증진시키고,
신체 조절 능력과 유능성을 기를 수 있도록 발달에 적합한 공간을 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인생을 바꾸려면 공간을 바꿔야 한다.
공간은 매 순간 인간 상호작용에 개입하고 의식을 변화시킨다.
-앙리 르페브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