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아이를 보면서 종종 하는 말이 있어요. “크려고 아프나 보다.”

사실 이 말처럼 성장과 아픔의 과학적인 연관성을 일일이 증명하긴 어렵지요. 하지만 단 하나 확실한 것은 성장은 거저 얻어지지 않는다는 거예요. 거저 얻어지지 않는 성장의 과정을 담아낸 그림책을 소개할게요.



성장이란 '기다려주는' 것


우리는 늘 다른 사람과 서로 돕고 나누는 것에 대해 아이들에게 이야기하지요. 그런데 때로 도와주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도움일 때도 있어요.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될 때가 있답니다. 도와줄게』의 게도 마찬가지예요. 게는 다른 이들을 도와주면서 자신의 가치를 찾아요.

 


“도와줘서 고마워. 너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친구야.”

“안 돼!”


하지만 게는 곧 자신의 도움이 오히려 다른 이들을 방해하게 되는 것을 경험해요. 이러한 게의 경험을 보면서 진정한 도움과 성장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지요. 번데기는 스스로의 힘으로 허물을 벗어야 아름다운 나비가 되는 것처럼, 스스로의 힘으로 해 볼 수 있도록 지켜보고 기다리는 것이 어쩌면 진정한 의미에서 가장 큰 도움일 수 있겠지요. 부모로서, 교사로서 아이를 어떻게 도와주면 좋을지 고민이 될 때 아이와 함께 이 책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요?



성장이란 '도전'하는 것


마틸다의 집은 좀 특이해요. 엄마, 아빠의 입맛은 오히려 아이 같고 마틸다는 엄마 아빠가 좋아하는 시리얼, 버거, 마카로니, 피자와 같은 음식이 아니라 새로운 음식(세계 각국의 전통 음식)을 먹고 싶어 하지요. 결국 마틸다는 용돈을 모아 직접 식재료를 사요. 그리고 다양한 음식의 요리 방법을 알아본 뒤 직접 요리를 하기 시작해요!



“이제 더는 마틸다 너 혼자 요리를 해서는 안 될 것 같아. 다 같이 해야지.”


그리고 마침내 마틸다가 만든 음식을 먹어 본 엄마, 아빠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전통 음식의 매력에 빠지며 함께 요리를 해봐요. 물론 이야기 속의 마틸다처럼 직접 다양한 음식을 요리할 수 있는 아이들은 많지 않아요. 그러나 자신이 원하는 것을 능동적으로 이뤄가는 마틸다의 모습은 ‘성장’이란 무엇이니 생각해보게 한답니다. 낯선 것,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이 곧 성장이 아닐까요?



성장이란 ‘함께’의 의미를 아는 것


그림책 『행복을 찾아 떠난 당나귀』의 주인공은 당나귀에요. 당나귀는 제목 그대로 행복을 찾아 트럭을 고치며 여행을 준비하지요. 그런데, 막상여행을 떠나려고 하니 동물 농장에 있던 동물들이 하나둘씩 당나귀의 트럭에 탑승하는 게 아니겠어요? 당나귀는 썩 내키진 않지만 동물 농장의 친구들의 장점을 생각하며 그들을 모두 트럭에 태워요. 함께하는 즐거운 여행을 마치고 하나둘씩 저마다의 목적지에 내려주어요.


“두 귀 사이로 따뜻한 바람이 지나가고, 바다가 내 발굽을 씻어 주는 게 과연 내가 찾던 걸까?”

당나귀는 기뻤지만 행복하지는 않았어요. 아직도 뭔가 부족했지요.

그리고 당나귀는 제니와 함께 넓은 바다를 항해했어요.

 

마침내 혼자 남은 당나귀. 가고 싶었던 지브롤터 해협에 도착했지만 행복하지 않아요. 그리고 한쪽에서 보트를 수리하고 있던 제니에게 다가가서 말해요. 자신에게 태워달라고 말했던 농장 친구들처럼 “나도 데려가줄래?”라고요. 이처럼 성장은, ‘함께’의 의미를 아는 것이 아닐까요?


 “한 아이가 자라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지요? 아이들의 성장에는 아이 주변 모든 이들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에요. 어쩌면 아이를 함께 키우는 우리는 이미 각자의 자리에서 모두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을 거예요. 하지만 때로 노력의 방향을 다시 살펴보는 시간도 필요하지요. 아이들과 함께 그림책을 읽으며 내가 생각한 성장의 의미와 방향은 무엇인지 함께 생각해보고 부모님과 아이에게 이야기를 건네 보는 건 어떨까요?


[글] 동심영유아교육생활문화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