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AI. 인공지능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빠르게 변하는 디지털 세상 속에서 책과의 교감은 더없이 중요하지요. 스마트폰의 과잉 사용은 아이들의 두뇌에 ‘오락실’만 짓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실물’ 형태의 책 대신 스마트폰의 영상만으로는 절대 사고력과 창의력이 발달하기 힘듭니다. 아이들의 사고력을 키우기 위해서 서로 교감하며 읽는 아날로그 형태의 책이 여전히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지요. 아이들의 운명이나 삶의 질은 지금 무엇을 하는가에 따라 결정될 수 있으니까요.



글·그림 카롤리나 라베이 | ㈜동심

『아무도 읽지 않은 어느 책 이야기』는 도서관의 책들이 늦은 밤 튀어나와 그날의 이야기를 나눈다는 상상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답니다. ‘먼지투성이’ 는 아무도 자신을 읽어 주지 않아, 스스로 어떤 책인지도 모르고 있지요. 과연 ‘먼지투성이’는 어떤 책일까요?



모든 사람들은 한 권의 책이라고 할 수 있어요. 책은 책장을 펼쳐 읽을 때라야 새로운 의미를 찾게 됩니다. 어느 누구도 관심 두지 않는, 읽지 않는 책이 되고 싶은 사람들은 없을 테니까요! 


‘나’라는 책 속에 어떤 이야기를 담을지는 아이들의 경험에 따라 달라질 거랍니다. 

교감과 소통의 경험속에서 만들어질 아이의 무수한 경험속에서 말이죠.



글·그림 퍼시발 바리에 |  ㈜동심

두 번째 그림책 『혼자가 좋아』는 어쩌면 나 홀로의 세계에서 함께 ‘교감’하며 사는 삶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책이 아닐까요.


외딴 골짜기에서 주유소를 하는 들고양이 프란시스코는 혼자 있는 것을 좋아했어요. 하지만 어느 날 토끼 가족이 찾아오면서 새로운 삶이 펼쳐지죠. 고장 난 차 때문에 캠핑장으로 떠나지 못한 토끼 가족과 하룻밤을 함께 보내면서 놀라운 일을 경험했어요. 


“이렇게 해서 들고양이 프란시스코는 해변으로 향하게 되었지요.

인적이 드문 외딴 골짜기에 세워진 주유소에서

멀리, 아주 멀리 떨어진 곳으로요” 

『혼자가 좋아』 본문 중에서


지금은 스마트폰 하나만으로 뭐든지 할 수 있다고 하지만 들고양이 프란시스코처럼 알 수 없는 낯선 곳으로 떠나는 감각적 경험과 교감이 더욱 필요할 때가 아닐까 해요.  




글 사무엘 랭글리 | 그림 라이언 손데레거 |  ㈜동심

마지막으로 소개할 책 『웨슬리의 유별난 옷차림』을 살펴볼게요. 바로 유별나다는 것이 개성 혹은 매력이 될 수 있다는 스토리랍니다. 서쪽 숲에 사는 족제비들은 규칙을 잘 따르며 평범하게 사는 것이 미덕인 세계에서 살고 있어요. 하지만 족제비 세계에서 눈에 띄는 옷차림을 한 ‘웨슬리’를 참을 수가 없었지요.


우리 사회는 돌발행동이나 튀는 모습 등을 잘못된 것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요. 하지만 웨슬리가 떠나고 나서야 비로소 웨슬리의 가치를 뒤늦게 알아보게 되지요. 


“이제 족제비들은 다르다는 것이 무섭고 끔찍하거나 잘못된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남과 다른 것이 오히려 삶을 더 좋게, 더 재미있고 흥미진진하게 만들어 준다는 것도 알았어요. 이웃들은 웨슬리의 옷차림을 사랑함으로써 서로 사랑하는 법을 배웠답니다.” 

『웨슬리의 유별난 옷차림』 본문 중에서


이렇게 다름을 이해하고 서로 공감하는 것! 교감과 소통의 시작일 거예요.

 

스티브 잡스뿐 아니라 전 세계 거대 다국적 IT기업인 구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에서 일하는 연구원들은 자녀에게 디지털 기기 사용을 허락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테크놀로지의 위험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6세 미만 아이들이 영상, 게임 등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좌, 우뇌의 불균형으로 타인의 감정을 헤아리고, 마음을 이해하고,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게 됩니다.  


‘포노 사피엔스’ 라는 말이 있어요. 스마트폰 없이 정작 사고할 줄 모르는 인간이 된다는 뜻이에요. 스스로 사고하기보다는 스마트폰에 의지하게 되는 인간. 스마트폰에 지배되고, 사고력을 상실하며,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로 자라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겠지요. 


2021년 경축년의 시작. 소는 느리지만 우직한 동물이죠. 

빠름과 혁신이 미덕인 세상에서 2021년은 아이들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시간을 늘려나갈 바랍니다. 그 힘을 통하여 행복한 삶을 만들어 갈 수 있으니까요.


동심책방

동심연구소가 우수작가와 함께 하는 ‘동심책방’은
책을 통한 공감과 이해, 질문과 상상을 통한 행복하고 아름다운 동심의 세계를 선물합니다.

[글] 김소라 작가
골목책방 ‘랄랄라하우스’ 대표, 2018 홍재문학상 수상, EBS 생각하는 콘서트 외 방송 출연 및 독서, 토론, 글쓰기 강연

[저서]
맛있는 독서토론 레시피(2013), 그림책은 재밌다(2015), 엄마의 그림책(2016), 비주얼씽킹 스토리로 말하라(2018), 바람의 끝에서 마주 보다(2020) 외 다수 집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