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스마트폰을 너무 좋아하는데 어떡하죠?”
원에서 부모상담을 하다보면 간혹 등장하는 주제입니다. 보통 세 살 이전의 영아가 부모의 적절한 통제와 개입을 통해 제한된 시간 동안 디지털 미디어에 노출되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이 시기에는 잘못된 습관을 고치기가 비교적 쉽기 때문에 올바른 원칙을 가지고 아이를 관찰하며 칭찬하는 등으로 노력한다면 아이의 이용 시간과 내용을 대부분 조절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네 살 무렵이 되면 아이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이 생기고 자아가 강해지기 시작해, 재미를 느끼며 빠져들고 있는 아이와 이를 막고자 하는 부모 사이에 힘겨루기가 시작됩니다.
만 5세 정도가 되면 아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구분하고, 오락적인 프로그램을 더 선호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때부터는 부모님이 시청 시간과 내용을 제한하며 일방적으로 끌고 가는 것보다는, 자녀가 좋아하는 미디어의 재미 요소를 함께 이해하고 대화하는 노력이 필요해집니다.
그런데 디지털 미디어와 관련해 단지 텔레비전이나 스마트폰 이용 규칙을 정하고, 시간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마냥 통제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일까요? 유아기부터 디지털 미디어 이용 습관을 기르는 것과 동시에,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디지털 미디어를 체험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습니다.
디지털 육아를 위해 기억해야 할 5가지 팁을 소개해드립니다.
하나. 디지털 미디어 사용법도 가르쳐야 합니다.
아이가 디지털 기기를 얼마나 사용하는가보다 어떤 내용을 보느냐가 훨씬 중요합니다. 눈앞에 보이지 않는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상황을 아이에게 이해시키고 미디어의 기능을 자연스럽게 알려준다면, 이를 통해 아이들은 언어 유창성만큼 중요한 기술 유창성(technology fluency)을 키워나갈 수 있게 됩니다.
유아기에 디지털 미디어 기술 유창성을 높이는 방법으로는 부모가 미디어를 이용하며 하는 행동에 대해 “이렇게 멀리 있는 사람에게 편지를 보내는 거야.”, “엄마가 궁금한 게 있어서 찾아보고 있는 거야.”라고 간단히 설명해주기, 직장에 있는 부모님과 영상통화를 통해 잠깐씩 의사소통을 하는 방법, 상대방 부모님과의 협력하에 음성메시지나 사진을 찍어 또래 친구와 소통해보는 기회를 만들어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미디어 기술을 통한 의사소통 방법을 익히게 해주는 것입니다.
둘. 스마트폰보다는 태블릿PC를 활용해보세요.
아이가 디지털 미디어를 사용하게 한다면, 스마트폰보다는 화면이 큰 태블릿을 책상 거치대에 올려둔 상태에서 고개를 숙이지 않아도 되도록 눈높이를 조절하고 어깨, 팔,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손에 들고 어디든지 숨을 수 있는 스마트폰보다는 태블릿을 이용하게 할 때 집착을 줄일 수 있고, 게임 중독 예방에도 도움이 됩니다.
플러스 Tip!
배터리가 얼마 남지 않은 상태의 태블릿PC나 모바일을 사용하게 하면 ‘배터리가 부족하다’는 말로 과도한 사용을 막을 수 있습니다. 배터리가 부족하다며 아이를 납득시킬 수 있기 때문이죠. 또한 거실처럼 가족이 함께하는 장소에서 사용하도록 하여 아이가 어떤 미디어를 이용하는지 소리를 통해 확인하세요.
셋. 디지털 미디어의 원칙보다, 부모님과 아이의 관계가 중요합니다.
디지털 미디어를 사용하기 앞서 규칙을 정하거나 실천에 옮길 때, 아이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디지털 기기가 아니라 부모와 자녀의 관계라는 점을 기억해주세요. 디지털 미디어 사용의 원칙을 세우면서 동시에 온 가족이 몸으로 놀아주거나 야외 활동을 하는 시간, 책 읽어주는 시간을 함께 계획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디지털 기기를 사용한 뒤 가족과 활동하는 시간을 바로 이어서 가진다면 디지털 기기 사용에 집착하지 않고 자기조절력을 높이는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넷. 디지털 기기 사용에도 예외가 존재합니다.
가족이 정한 원칙과 규칙을 지키기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자동차나 기차, 비행기 등을 타고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경우나, 아이가 치료를 받기 위해 집중해야 하는 등의 응급상황, 혹은 주말 등입니다. 일관성 있는 태도도 중요하지만, 가정에서의 미디어 이용 규칙은 가족 구성원의 동의하에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는 걸 기억해주세요. 오늘날의 미디어는 단순한 수단이 아니라 문화이기 때문입니다. 단, 한 시간이 넘었다면 가능한 쉬었다가 다시 보도록 하여 아이가 눈 건강과 바른 자세를 유지하도록 해야 합니다.
다섯. 아이는 부모의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아이 역시 자기만의 생각과 감정이 있는 존재이기에 부모님의 마음대로 통제되고 따라오기란 쉽지 않습니다. 육아 원칙은 무너지고 다시 세워지고, 또다시 무너지는 것을 반복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 과정을 통해 아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능력을 키워가는 것을 목표로 삼아 아이가 스스로 디지털 기기를 켜고 끄도록 유도하고 적절한 보상과 칭찬으로 자율적인 행동을 강화하되, 규칙을 지키지 않는다면 가벼운 벌칙을 일관성 있게 사용해주세요.
디지털 미디어는 아이와 부모가 서로에 대해 이해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돕는 긍정적인 매개체가 될 수 있으며, 아이가 가진 바람과 능력, 태도 등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아이에 대한 정보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합니다. 디지털 미디어가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우려와 경계만 하기보다는, 아이와 새로운 변화에 주목하면서 열린 마음으로 디지털 상담을 해 나가시는 건 어떨까요?
원장님의 행복한 교육파트너
동심연구소
(참조 : 우리학교(2017), 정현선 저,
'시작하겠습니다, 디지털 육아')
[글] 동심영유아교육생활문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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