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어느 시점이든,  과거의 어느 장소이든  문득 추억을 되새기게 되는 때가 있다. 

어릴 적 나의 추억이 깃든 장소.. 유년 시절을 기억할 수 있는 골목과 장소를 거닐다 보면 어릴 적 향수에 젖어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 것만 같은 추억에 잠긴다.  세월에 따라 모습은 바뀌었지만 내 기억 속에 저장되어 있는 모습은 여전히 남아 있다. 

토포스(Topos): 장소, 곳, 땅 + 필리아(Philia): 애착, 사랑 =  토포필리아 (Topophilia): 장소에 대한 사랑, 장소애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것 같은 잃어버린 시공간으로서 유년시절의 아름답고 행복한 고향에 대해 우리가 가지는 애착이나 그리움의 정서적인 유대감을 ‘토포필리아’라고 한다. 

토포스(Topos)는 그리스어로 ‘장소, 곳, 땅’을 뜻하고 필리아 (Philia)는 ‘애착, 사랑’을 의미하는데 다시 말해서 토포필리아는 장소에 대한 사랑, 즉 장소애를 의미한다. 

공간은 내가 마음에 두지 않을 때는 의미 없는 영역으로 세상 어느 곳이나 모두 공간이 된다.  그 공간 속에서 내가 살아가고 그 중에서 특히 내가 의미를 부여해 놓고 애착을 갖는 공간이 있다면 그 곳이 바로 장소가 된다는 것이다. 세상에 처음 태어나 모든 것이 낯설고 두려운 환경의 ‘공간’에서 조금씩 행동의 반경을 넓혀가며 익숙하고 친근한 나만의 ‘장소’로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그 곳에 대한 사랑이 싹트는 건 아닐까?

즉,  토포필리아는 우리 눈에 비치는 외부적인 지리 공간이 아니라 마음속 세계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보는 시각에 따라 같은 ‘공간’도 다른 ‘장소’처럼 느끼기도 한다. 

차민영作-이동하는 가방 : 토포필리아(TopoPhilia)의 무대

차민영 작가가 표현한 "이동하는 가방 : 토포필리아(TopoPhilia)의 무대"를 보면 똑같은 여행용 캐리어에 여러 지역의 일부를 보여주는 건물이 등장한다. 

이 ‘공간’은 작가의 시선에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아 캐리어 안에 변용된 새로운 ‘장소’로 표현되어 담겨 있다.

                                            (출처: 표갤러리 http://www.pyogallery.com)

차민영 작가는  이 ‘공간’을 개개인의 삶들이 스며있는 연합체로 인식해서 새로운 장소성을 부여해 일상화된 생활 모습과 삶의 체험 그리고 기억이 스며있는 장소로 표현하고 있다.    

토포필리아는 이처럼 경험에 따라 끊임없이 생성되고 소멸되며 변화한다.

사랑과 추억,

나와 인연이 된 모든 사람들 그리고 그리움과 애착  꿈꾸는 것.

그 자체가 행복이다. 

어린 시절에 경험했던 그 장소에 대한 그리움과 애착은 인간 공통의 감성이다.  사람은 누구나 ‘공간적 동물’인 동시에 ‘장소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 시절 유쾌한 경험과 기억은 두고두고 긍정적인 에너지의 원천이 된다.  대부분의 시간을 원에서 보내는 아이들에게도 원과 교실이라는 생활 ‘공간’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이를 통해 긍정적 정서와 올바른 인성을 함양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어떨까? 어린 시절에 경험했던 공간과 그 곳에 대한 향수는 그 자체만으로도 정서적인 유대감을 갖게 하고 틋한 그리움의 ‘장소’이자 희망의 ‘장소’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나만의 토포필리아.. 
오늘 유난히 지치고 힘든 하루를 보냈다면  Lily Allen의 Somewhere Only We know  노래를 들으면서 나만의 토포필리아를 찾아 떠나보면 어떨까? 

음악듣기 바로 가기>> https://youtu.be/Ve9cBwI-pAg

[글] 동심영유아교육생활문화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