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블로는 이제 곧 만나게 될
세상의 작은 소리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아요!”
글 라스칼 l 그림 라스칼 l ㈜동심
바로 그림책 속 병아리 ‘파블로’가 세상에 태어난 이유입니다. 주변 세상의 것들을 보고, 듣고, 느끼고, 냄새 맡고 싶어서 파블로는 알 속에서 바깥세상으로 나가려 합니다. 온 몸으로 걷고 싶고, 세상을 온전히 품고 싶은 마음을 갖습니다.
이 책은 성장의 본질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책이랍니다. 아이가 태어나서 자라는 모습을 한 번 관찰해 보세요. 누군가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스스로 배워나가는 모습을요. 주입식 교육을 한 것도 아닌데, 어느 날 갑자기 “엄마!”라는 말을 내뱉습니다. 걸음마 훈련을 한 것도 아닌데, 어느 날 기고 일어나고 걷습니다. 타고난 DNA의 힘으로 말이죠. 성장의 본질은 자연스러움입니다. 자라는 것은 괴롭고 고통스러운 일이 아니에요. 즐겁고 재미난 경험이죠.
‘파블로’는 호기심 가득한 병아리입니다. 주변 세상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으려고 톡톡 구멍을 뚫고 자신이 마주할 세상을 바라보거든요. 온 몸의 감각으로 배워나가려고 애써요. 영유아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직접 경험입니다. 영상을 보여주는 것보다도 오감을 사용한 감각을 일깨우는 것이 필요해요. 코로나19 시대에 세상과 단절된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성장에 도움이 되는 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을까요? 답은 역시 자연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소개할 책 ‘옥상위로 올라간 암탉’에서는 알을 낳지 못하는 암탉 도로시가 등장합니다. 알을 낳지 못하는 암탉이 무슨 쓸모가 있겠어요. 옥상 위에 올라가 날개를 푸드덕거리면서 날아가려고 하자 모든 이들이 소리를 치고 말리는 거예요.
“암탉은 못 날아.
넌 땅바닥으로 곧장 곤두박질할 거라고!”
글 호세 카를로스 로만 l 그림 안나 고메즈 l ㈜동심
하지만 암탉 도로시는 농부의 말을 무시하고 계속 날갯짓을 하면서 날아가려고 했어요. 하지만 잔뜩 겁을 먹고 세차게 날개를 파닥거리다 자기도 모르게 ‘쑴풍’ 달걀 한 개를 낳고, 또 낳고, 또 낳고, 또 낳았지 뭐예요. 도로시는 어느 덧 가장 알을 잘 낳는 암탉이 되어 버렸답니다.
앞서 소개한 ‘파블로’처럼 ‘도로시’ 역시 자기 내면의 소리를 들으면서 스스로 삶의 본질을 찾은 거죠. 마지막 소개할 책 ‘정원 속으로’ 역시 자연스러운 성장의 힘을 이야기해주고 있습니다.
“씨앗에 물도 주었고 흙도 잘 덮어 주었어.
들어 봐! 쉿! 귀 기울여 잘 들어 봐…. 씨앗에서 싹 트는 소리가 들리니?
씨앗은 아주 조용히 자라는 걸. 소리 없이 천천히 말이야”
글 코린 드레퓌스 l 그림 코린 드레퓌스 l ㈜동심
씨앗은 자라 싹을 틔우고, 꽃이 피어나고, 열매를 맺어갑니다. 정원에서 자라는 모든 식물은 조용히 하지만 힘껏 자기만의 생명의 힘을 드러내고 있지요. 바로 우리 아이들처럼 말이죠.
성장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그림책을 통해서 모든 생명이 지닌 성장의 본질을 깨닫게 됩니다. 바로 ‘자연스러움’이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자연스러운 환경만 제공한다면 모든 존재는 자기만의 삶을 꽃피우게 됩니다. 있는 힘껏 자기 존재를 뿜어낼 수 있을 거예요.
아이들에게 최상의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값 비싼 교육프로그램 혹은 최첨단 교육 정보로 만들어진 학습교구가 꼭 필요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아이가 지닌 가능성과 성장의 본질을 인식하고 자연스러운 성장을 돕고 지켜보는 조력자 역할이 더 필요합니다. 스스로 세상의 소리를 들으며 자라나갈 수 있도록 말이죠.
한 생명체가 세상에 태어나 자라가고,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은 뭘까요? 바로 자기 힘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축적하는 것이랍니다.
동심책방
동심연구소가 우수작가와 함께 하는 ‘동심책방’은
책을 통한 공감과 이해, 질문과 상상을 통한 행복하고 아름다운 동심의 세계를 선물합니다.
[글] 김소라 작가
골목책방 ‘랄랄라하우스’ 대표, 2018 홍재문학상 수상, EBS 생각하는 콘서트 외 방송 출연 및 독서, 토론, 글쓰기 강연
[저서]
맛있는 독서토론 레시피(2013), 그림책은 재밌다(2015), 엄마의 그림책(2016), 비주얼씽킹 스토리로 말하라(2018), 바람의 끝에서 마주 보다(2020) 외 다수 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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