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전 인류의 역사
흔히 인류의 역사를 B.C와 A.D로 나눈다. B.C는 before Christ 즉 그리스도 이전을 의미하고 A.D는 anno Domini 라틴어로 주님 이후를 의미한다. 서양력은 역사를 예수 그리스도가 세상에 오시기 이전과 이후로 구분한다는 뜻이니 그 의미가 상당히 종교적이다. 이후에 이렇게 역사를 구분 짓는 기준을 다시 세워야 한다는 말이 있었다. A.B B와 A.B A가 그것인데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여한 원자폭탄이 떨어지기 전과 후 즉 Atomic bombings before / after를 두고 한 말이다.
그만큼 원폭의 충격은 온 인류에게 생존의 문제가 될 수도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참고로 이 사건 이후 미국과 소련(러시아) 그리고 중공(중국 공산당), 인도와 파키스탄 그리고 북한이 나라들이 원폭 실험을 지상과 해저와 사막에서 셀 수 없이 많이 했을 것이다. 그 열기와 오염은 오로지 자연이 감당했어야 했고 그런 영향 때문에 지구의 기후나 지구 생태계에 일종의 암과 같은 문제가 일어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 광활한 우주에 지구 같은 별을 찾으러 여기저기 무인위성이 돌아다니지만, 아직도 지구만 한 곳은 없다. 그러니 우리 후손들을 위해서라도 이 지구를 잘 보존하고 아껴야 하지만 대책 없는 강대국들의 횡포와 가난한 나라들의 무분별한 자원 개발 및 자연 파괴로 온 인류는 불안한 미래를 근심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 인류의 변화
그런데 B.C와 A.D 그리고 A.B B와 A.B A를 거쳐 오늘날 전 세계는 COVID 19 before / after를 구분하는 지경이 되었다. 개인적으로 코로나로 인해 지구적인 큰 변화 중 하나는 바로 코로나 전과 같이 세계 여행이 가능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뉴스였다. 즉 우리 세대가 어쩌면 세계 여행을 마음껏 할 수 있었던 마지막 세대가 될지도 모른다는 말이다. 충격이었다.
예전에 우리 자녀들이 IMF가 온 이후로 경제라는 것이 늘 성장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는 말을 들었다. 인류에게 일상은 늘 존재해왔고 존재할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이 있었는데 이 믿음이 하나둘 여지없이 무너지는 현실을 우리는 목도한다. 이 코로나가 언제까지 갈지 아무도 모른다. 백신이 나온다 해도 다시 변이된 바이러스가 횡행할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인류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삶을 살아내야 할지 모른다.
인류에게 제동을 건 코로나
이렇다 보니 인류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된다. 삶이 무엇이고 건강하다는 게 무엇이며 행복은 무엇이고 관계가 무엇이며 생존은 무엇인지 돈이라는 건 무엇인지 국가란 무엇인지 정말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이런 주제들이 이 지구 위에 사는 사람들에게 철학적인 질문이 되어 답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코로나가 주는 교훈은 현재 셀 수 없을 만큼 많겠지만, 이 코로나 사태는 전 세계인들에게 어떤 경각심을 갖도록 자극했음은 분명하다. 우리 인류는 자신의 에너지를 끝없는 외적 지향으로 이용해왔다. 외적 환경을 관리하고 외적인 삶에 치중하며 외적인 관계에 에너지를 쏟았다. 그런데 코로나는 인류에게 브레이크를 걸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60만 명가량 되는 사망자가 나왔고 확진자들이 치료되지 않는다면 조만간 100만을 넘을 수 있다.
우리 인류는 이제 억지로라도 마스크를 써야 하고 억지로라도 일상적이었던 모든 것을 새롭게 조정하고 점검해야 하는 현실에 맞닥뜨린 것이다. 이제 COVID 19 before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너무 슬프지만, 그전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이미 우리의 무의식에는 그런 불안감이 내재되고 만 것이다.
COVID 19가 자연 발생적으로 만들어진 것인지 중국 우한에서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것인지 나는 모르겠다. 그러나 COVID 19의 발생은 공룡처럼 우리 인류라는 종(種)도 얼마든지 자연 도태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돈이 많은 자들은 없는 자들에 비해 더 오래 살아가겠지만, 그것도 잠시일 것이다.
코로나가 주는 수많은 교훈 중 분명한 것 한 가지는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는 것.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지만 그럴수록 우리의 내면은 ‘관계에 대한 갈망이 더 커진다.’는 것, 그리고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몹시 확인받고 싶어 한다.’라는 것이다.
코로나로 태어난 인류 최초의 세대
나는 무엇보다 지금 자라나는 세대(영유아 및 초, 중, 고등학교)들이야말로 이 뜬금없이 발생한 코로나로 인해 교육환경과 관계양식 모두가 뒤바뀌는 인류 최초의 세대(Generation)가 되었기에 우리 아이들이 받을 스트레스 및 변화에 대해 어른 세대가 더 민감하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거리 두기를 통해 배워야 할 것이 정말 관계가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배려하는 태도요, 마스크 쓰기라는 불편한 행동 때문에 자신의 건강과 타인의 건강을 지켜주는 배려심을 배우는 ‘코로나 교육 세대’가 시작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하루에도 여러 번 울리는 알림 문자를 통해 서로의 안전과 삶을 주의하고 공유하는 태도를 몸에 익히게 되었다고 본다.
어린 시절 민방위 훈련을 할 적에 학교에서 공부하다 전부 강당에 모여 숨기도 하고, 지진 대비를 위해 책상 밑으로 숨는 훈련도 했다. 어쩌면 이런 안전과 관련된 행위를 통해 아이들은 좀 더 ‘공동체’라는 개념을 몸에 익히는지도 모르겠다. 이 모든 것은 생존을 위해 배우는 교육이다.
어른 세대는 이제 생존을 위해서라도, 우리의 후손을 위해서라도 자성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 우리가 누리는 일상과 인류의 삶이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며, 우리만의 지구가 아니며 우리만의 자원이 아니라는 것, 우리가 서로 언어가 다르고 피부색이 다르지만 ‘인류애’라는 공통된 관심을 두고 서로를 배려해야 한다는 것. 더는 각국의 이익에 의해 전쟁이 일어나선 안 된다는 것. 그리고 더 이상 인간이 이 지구라는 환경에 바이러스가 되어선 안 된다는 그런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
이 모든 것을 온몸으로 학습하는 ‘새로운 시대’를 우리 아이들이 맞이하기 시작한 것이다.
행복을 만드는 교육
시대가 변화해도 여전히 조화를 이루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을 가르치는 것은 가장 중요합니다.
‘행복을 만드는 교육’은 유아교육의 미래를 새롭게 만들 ‘중요한 발상’과 ‘실천’을 찾는 동심연구소의 노력입니다.
[글] 변상규교수
대상관계연구소장,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 특임교수
[저서]
네 안에서 나를 보다(2007), 마음의 상처 심리학(2008), 자아상의 치유(2010), 때로는 마음도 체한다(2014)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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