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행복시네마' 그 첫 번째 영화는 <아기 배달부 스토크>다. 글로벌 인터넷 쇼핑회사에 동생을 갖고 싶던 ‘네이트’가 아기를 주문하면서 유능한 배달부였던 황새 스토크에게 벌어진 이야기를 담고 있다. 미국 애니메이션은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가족애를 무척 중요시한다. 늘 보면 그렇다. 이 영화도 그 범주에 들어간다. 그래서 가족과 보기에 무난하다. 대단한 감동은 주지 못해도 중간급 이상의 재미는 보증하는 편이다. 따라서 선택하기가 쉽다. 그에 비해 일본 애니메이션은 상당히 신경을 써야 한다. 


아기 배달부 스토크 ㅣ 전체 관람가

개봉 ㅣ 2016. 12. 

배급 ㅣ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주)  


이 영화는 부모 입장에서 간략히 소개하자면 부모 되기 어렵다. 뭐 이런 주제다. 영화를 보는 아이들은 아기가 만들어지는 아기 공장의 신기함과 모험이라는 영화 내용에 빠져든다면, 어른들은 비유적으로 표현된 아이 키우기의 어려움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거기에 실적 압박에 시달리는 어른들이 자칫 저지르기 쉬운 전통적 가치의 훼손 방지라는 주제도 숨어 있다. 부담 없이 가족과 주말 저녁을 즐겨보고 싶다면 추천하는 바이다.


자, 그럼 영화를 보며 무엇을 이야기할까?


첫 번째, 아이와 부모의 동등한 관계란 무엇일까?

아이는 무척이나 소중하다. 우리들의 미래다. 모든 생명은 아이를 생산하고 키우는 데 있는 힘(?)을 쓴다. 동물의 범주에 있는 인간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아이는 공장에서 만들어진다고 그냥 크는 것이 아니다. 험난하고도 위험(?)한 노력이 필요하다. 늑대로부터 지키기도 해야 한다. 


이 영화에서는 부모 되기가 은유적으로 나타나 있다. 그래서 이 부분에서는 영화를 같이 보는 부모들이 크게 공감할 내용들이 많다. ‘그래, 그렇지’ 아마 이런 생각을 하게 하는 장면이 많다. 


아이들과 바로 이 부분에 관해 대화를 할 필요가 있다. 주인공 스토크(황새)와 튤립(인간 여자 )은 아기를 배달하는 과정에서 엄청나게 힘든 과정을 거친다. 늑대에게 쫓기는 것은 물론이고 동료 비둘기의 함정에 빠지기도 한다. 그런데 가장 힘든 것은 아기를 먹이고 재우는 부분이다. 아기는 쉽게 먹지도 않고 쉽게 자지도 않는다. 힘들다. 모든 부모가 겪는 과정이다.  자녀들에게 이런 부모의 노력에 관해 설명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아이와 부모가 인격적으로 동등하다는 것은 각자의 처지를 인정하고 공감해 주는 것이다. 아이의 관점에서 부모님이 나를 위해 노력하는구나. 이런 공감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부모도 마찬가지다. 아이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이고, 훌륭한 독립된 인격으로 자라는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도와줘야 한다. 


부모의 처지를 나름으로 이해하고 아이의 처지에 공감한다면 이것이야말로 동등한 인간관계인 것이다. 부모의 일방적인 희생이라기보다는 고생하면서 부모도 성장한다. 그러기에 동등하다는 말이다. 혹시 밥을 잘 먹지 않거나 잠을 잘 자려고 하지 않는 자녀가 있다면 공감(?)을 구해 보라. 쉽지는 않겠지만, 


두 번째, 다양성의 의미

극의 후반에 나오는 아기 공장에서는 수많은 아기가 만들어진다. 그런데 모두 다르다. 예쁘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다르다. 목욕탕에 가서 아이와 함께 있는 부모를 보면 딱 봐도 부모, 자녀 관계임을 알 수 있다. 부모를 닮았지만 뭔가 다른 것, 유전이라고도 하고 진화라고도 하며 피는 못 속인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렇게 아이들은 엄청난 다양성을 가지고 있다. 


다양성의 의미는 그 자체로 소중하다는 이야기다. 하나밖에 없으니 소중할 수밖에 없다. 옆에 앉아 같이 영화를 보는 자녀는 이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존재다. 설사 말썽을 부리더라도 소중한 존재다. 그리고 필자의 경험으로는 그 말썽은 나의 경우와 매우 유사한 패턴을 지닌다. 아이를 꾸중하다 보면 그 이야기는 나한테도 해당하는 이야기다. 


영화 속 등장하는 비슷하지만 다양한 아기들을 보며 자녀들에게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말해 주자. "나한테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존재"라고 말이다. "세상에서 보면 무척 다양한 존재 중 일부이지만, 우리에게는 하나밖에 없는 존재" 이것이 아이들이다.


세 번째, 조연 캐릭터들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의 특징 중 하나는 현실을 잘 관찰한 다음 만들어지는 캐릭터이다. 특히 이 영화에 등장하는 ‘모듈식 늑대들’은 웃음을 주는 캐릭터다. 험악하지만 아기를 사랑하는 모습은 아이를 위해 모든 것을 해주는 어른들이라고 볼 수도 있다. 거기에 늑대들이 힘을 합쳐 다양한 기계를 만들어 주인공들을 추적하는 장면은 무척 재미난 장면이다. 늑대들의 창의성에 박수를 보내며 아빠들에게 추천한다. 


여러 조연 캐릭터들의 코믹한 장면은 그냥 웃어 버리자, 부모들도 좀 쉬고 웃어야 하지 않겠는가? 아 참, 보스(사장)라는 말에 같이 공명하는 이 시대의 아빠들, 아빠들도 좀 쉬어야 가정적인 보스가 되지 않을까? 


중간급 이상 하는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이다. 아이도 만족하고 어른도 나름 의미가 생기는 영화다. 영화에 아이들이 빠져 엄마, 아빠를 찾지 않을 가능성이 많은 영화이기도 하다. 좀 쉬면서 가볍게 웃고 가족에 대해 서로 생각한다면 대만족인 영화다. 육아에 지친 부모님들도 쉬고, 웃고, 그리고 서로 사랑한다는 느낌을 가족들과 공유하자. 가족은 공유된 기억이 많아야 하나가 된다.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영화를 보는 시간은 무척이나 짧게 느껴지지만 긴 주말 밤을 알차게.





씨네리터러시

‘씨네리터러시’는 오래전부터 교육의 도구였던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새로운 관점에서 분석하고 해석하며 감상할 수 있도록 동심연구소가 추천합니다.

[글]
장호창 박사 ㅣ교육학 박사, 한국환경교육학회 이사, 대구명곡초등학교 교사, 대구광역시교육청 창의융합교육원 소속 녹색학습원 유치, 초등대상 환경교육, 구글 에듀케이터


[저서]
환경부 어린이 환경백서(2010), 경상북도 교육청 녹색성장교육 매뉴얼(2010) 외

[사진]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