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위한 기도


김시천

당신이 이 세상을 있게 한 것처럼

아이들이 나를 그처럼 있게 해 주소서


불러 있게 하지 마시고 

내가 먼저 찾아가 아이들 앞에 

겸허히 서게 해 주소서 


열을 가르치려는 욕심보다

하나를 바르게 가르치는 소박함을 알게 하소서


위선으로 아름답기보다는

진실로써 피 흘리길 차라리 바라오며

아이들 앞에 서는 자 되기보다 

아이들 뒤에 서는 자 되기를 바라나이다


당신에게 바치는 기도보다도

아이들에게 바치는 사랑이 더 크게 해주시고

소리로 요란하지 않고

마음으로 말하는 법을 깨우쳐주소서


당신이 비를 내리는 일처럼

꽃밭에 물을 주는 마음을 일러주시고

아이들의 이름을 꽃처럼 가꾸는 기쁨을

남 몰래 키워가는 비밀 하나를

끝내 지키도록 해 주소서


흙먼지로 돌아가는 날까지 

그들을 결코 배반하지 않게 해주시고

그리고 마침내 다시 돌아와 

그들 곁에 순한 바람으로 머물게 하소서


저 들판에 나무가 자라는 것처럼

우리 또한 착하고 바르게 살고자 할 뿐입니다.

저 들판에 바람이 그치지 않는 것처럼

우리 또한 우리들의 믿음을 지키고자 할 뿐입니다.


원장이라는 역할을 직업이라 생각하지 않았던 마음을 압니다.

유아교육을 일이라 생각하지 않았던 마음을 압니다.

아이들을 향한 원장님의 마음이

 아이들을 햇살같이 빛나게 해주기만을

바랬던 마음으로

그렇게 묵묵히 걸어온 길임을 알고 있습니다.


원장님의 온전한 그 시선이

앞으로의 나날 동안

아이들의 햇살 같은 삶에

견고한 믿음으로

가득 채워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동심이 그 길에 동행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