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함께 감상하고, 이야기 나누며, 음악을 들을 수 있는 2월의 아빠의 행복 시네마, 이번에 소개할 영화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다.  



하울이 움직이는 성 | 전체 관람가

감독 | 미야자키 하야오

배급 | ㈜이수&CE


토토로로 유명한 스튜디오 지브리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이다. ‘소피’라는 소녀가 황무지 마녀의 마법에 걸려 노인이 된 후 자신을 찾고 사랑을 얻게 되는 이야기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특유의 생각들이 잘 묻어나며 특히 OST 중 ‘인생의 회전목마’가 유명하다. 남녀노소 자신의 입장에서 즐겁게 볼 수 있으며 주인공 소피의 모험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무엇을 같이 이야기할까?

 

첫 번째 이야기, 자신이 누군지 질문하기

이 영화 주인공은 ‘소피’이다. 소피는 평범한 모자 가게의 주인이다.


아버지가 물려주신 모자 가게를 큰딸이라는 이유로 계속 운영하고 있다. 그에 비해 생김새가 엄마를 닮은 동생이 묻는다. 

"모자 가게를 정말 하고 싶어?" 

자유분방한 동생과 달리 소피는 언뜻 보기에도 책임감과 성실함이 묻어나는 아가씨다. 하지만 자신의 주장은 없다. 그래서 그런지 초반의 소피는 예쁘다기보다는 어딘가 모르게 늙은 아가씨 같다는 느낌이 든다.


이런 소피가 하울과의 모험을 통해 자신을 찾아간다. 자신이 판단하고 결정하고 실행한다. 자신이 인생을 사는 것이다. 사실, 이런 것은 삶에 시달리고 있는 모든 부모들의 희망일 것이다. 우리는 어쩜 이런 것에 대리 만족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영화의 주요 등장인물은 모두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만난 인물들이다. 

하울도 늘 도망치고 피하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숨어서 한다. 그래서 점점 새(?)로 변해 간다. 소피를 사랑하는 것 같지만 드러내지 않는다.


아참, 이 영화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영화 중 드물게 나타나는 사랑 영화이다. 끝이 시원한 사랑 영화로 봐도 무방할 듯하다. 사랑의 완성은 아이들도 좋아할 테니 괜찮은 듯하다.

어쨌든 각자 자신을 찾아가는 캐릭터들의 모습을 잘 이야기해 주자. 각자 두렵고 어렵고 힘든 일이 있지만 이겨내고 도전하여 끝에는 자신을 발견한다. 부러운 모습이자 부모도 노력해야 할 지점이다.

 

두 번째 이야기, 가족은 함께 만들어 가는 공동체

소피는 황무지 마녀, 셜리번이 보낸 강아지, 가루시파, 그리고 소년 등을 받아들이며 가족을 이룬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에서 흐르는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가 가족 공동체이다. 이 가족공동체는 혈연 중심이 아닌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하며 존중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도와주려고 손을 내밀기도 한다. 가족의 의미는 정해진 것이 아니다. 혈연이라고 당연히 가족이 아니고 노력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아이가 어릴 적에는 부모의 말을 잘 듣는 듯하지만, 배려와 소통이 없으면 진정한 가족으로 거듭나지는 못한다. 옆에 있는 아이가 어떤 가족 구성원이 될지는 부모 영향을 많이 받는다. 좋은 가족이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각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세 번째 이야기, 마법이 통하는 세상 상상하기

마법이 통하는 세상은 참 재미있다. 아이들은 아마 하울의 마법과 움직이는 성 등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흥미롭게 볼 것이다. 그러면 설명해 주자. 마법이란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고 세상을 재미있게도 만들 수 있다고. 상상력은 인간이 가지는 가장 훌륭한 능력 중 하나이다. 


마법으로 하고 싶은 일도 물어보자. 이유도 들어보자. 아이가 초인적인 힘으로 하고 싶은 일은 내면의 반영일 수도 있다. 가족 모두가 마법사라면 무엇을 할까라는 질문도 재미있을 것이다. 만약 우리 집이 하울의 성처럼 된다면 어떤 멋진 모험을 할 수 있을까? 저 문을 열고 나가면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질 수 있다고 다 같이 상상해 보자. 주말 저녁이 재미있는 상상의 놀이 시간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다.

 

네 번째 이야기, 폭력에 관한 메시지

영화 내용 중 전쟁 혹은 폭력이 묘사되는 장면이 있다. 만약 아이들이 관심을 보인다면 인간이 폭력적일 수 있지만, 그것을 극복해 내는 것도 결국 사람임을 이야기해 줄 수도 있다. 사람이 가장 아름다운 것은 자신이 늘 하던 것을 극복해 내는 것이고 폭력의 유혹 앞에 그것을 무릎을 꿇지 않는 것이니까 말이다.


실제로 많은 아이들이 보는 연속극 형태의 애니메이션 중에는 폭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이 많이 나타나기도 한다. 폭력은 폭력을 낳으며 인간이 가장 조심해야 할 것 중 하나다. 부모가 특히나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다섯 번째 이야기, 황홀하게 아름다운 선율의 OST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나오는 음악은 워낙 유명하다. 영화 감상 후 따로 들어보면서 음악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자. 히사이지 조의 음악은 참으로 탁월하다. 참고로 유튜브 등에 검색해 보면 지브리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의 OST만 모아서 연 콘서트가 올라와 있다. 그들의 두터운 능력이 좀 부럽다. ㅎ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특유의 손으로 그린 아름다운 그림체가 좋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모양도 신기하다. 특히 흘러나오는 음악이 좋다. 유튜브와 같은 영상을 보면 리코더와 같은 것으로 연주하는 영상도 많다. 찾아서 들어보며 흥얼거려도 좋은 영화다.


씨네리터러시

‘씨네리터러시’는 오래전부터 교육의 도구였던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새로운 관점에서 분석하고 해석하며 감상할 수 있도록 동심연구소가 추천합니다.

[글]
장호창 박사 ㅣ교육학 박사, 한국환경교육학회 이사, 대구명곡초등학교 교사, 대구광역시교육청 창의융합교육원 소속 녹색학습원 유치, 초등대상 환경교육, 구글 에듀케이터

[저서]
환경부 어린이 환경백서(2010), 경상북도 교육청 녹색성장교육 매뉴얼(2010) 외

[사진] 이수&CE, 네이버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