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는 관계에 상처를 입게 되면 마음이 체해 버린다. 밥만 먹고 체하는 게 아니다. 아이도 어른도 마음이 체할 수 있다. 그러한 감정이 돌봄 가운데 표현되지 못하면 그대로 아이의 내면에 남게 된다. 이것을 ‘미해결 감정’, ‘미해결 과제(unfinished business)’ 등으로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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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 감정을 수시로 경험하고 느끼는 것은
어릴 적 나에게 해결하지 못한 감정,
‘미해결 과제’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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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부정적 감정을 수시로 경험하고 느끼는 것은 나에게 미해결된 문제들이 억압되어 있으니 해결해달라는 요청과 같은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지 못하면 감정이 변질되기 시작한다. 즉 슬픔의 이슈가 후에는 분노로 바뀌어서 그 사람은 절대 자신의 감정을 타인에게 보이지 않으려 하는 태도가 형성이 된다.
또한 그 원래의 감정이 드러나지 않도록 이를 억압하고 지키는데 에너지가 소모된다. 따라서 미해결된 감정이 많은 만큼 에너지가 더 많이 묶이게 된다. 미해결된 감정은 우선 내 안에 이러한 감정이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다루어져야 한다. 일단 표현되고 나면 감정의 역할은 다한 것이기 때문에 감정은 사라지고 마음의 평정을 다시 찾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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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과거의 감정을 해결하기 위해
과거로 돌아가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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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해서 과거의 감정을 해결하기 위해 반드시 과거로 돌아갈 필요는 없다. 과거의 경험도 내 안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내가 무엇을 경험하든 이미 과거가 다 들어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지나간 과거가 아니라 ‘지금 여기’이다. 지금 여기에 머무는 용기와 선택이 필요할 뿐이다. 그 누구도 고통스런 과거에 머물고 싶어 하지 않는다. 다만 그 과거의 기억과 영향력에서 벗어나기에는 너무나 자아의 힘이 미약하기에 그 과거의 상처가 현재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 같이 연약한 자아를 휘두르고 있을 뿐이다.
나 역시 어린 시절에 너무나 큰 충격을 받은 한 사건이 있었다. 그 사건은 나에게 실수를 하면 큰일 난다는 왜곡된 인상을 심어주었고, 그로 인해 나는 완전주의자로 나 자신을 만들었다.
완전주의는 일종의 강박 증세다. 완전주의를 한마디로 말하면 마음에 조금의 여유가 없는 사람을 뜻한다. 그리고 이러한 패턴이 한번 굳어지면 만사가 자신의 뜻대로 완전하게 되지 않으면 엄청난 분노가 치솟고 짜증이 나며 모든 것을 확 쓸어버리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힌다. 그리고 늘 마음에 기대치가 높다. 그 기대치만큼 되지 않으면 만족이 없다. 아니 만족을 얻는다 해도 마음은 순간 허무해지고 우울해질 뿐이다. 그리고 다시 목표를 정한다. 결코 쉼이 없는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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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의 미해결 과제를
풀어가는 과정이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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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완전주의로 고생했지만 주변에 보면 죄책감으로, 수치심으로, 우울함으로, 염려와 근심으로, 도피함으로, 엉뚱한 행동으로, 그런 미해결된 과제를 터뜨리지 못하고 끌어안고 사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어찌 보면 인생 그 자체가 미해결과제요 인간 그 자체가 미해결과제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풀 수 있는 만큼은 풀어야 하지 않겠나!
우리가 적어도 정신적으로 이상한 ‘새디스트’나 ‘매조키스트’가 아니라면 그런 정신적 미해결과제를 풀기 위해 몸부림치고 노력해보는 것이 정말 필요하지 않겠는가? 그것을 다시 덮고 다시 억압하고 다시 외면하고 다시 숨기려 들고 남에게 투사하고 탓하고, 한숨만 쉬고 생을 마감하기에는 아, 인생은 너무나 아름답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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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대한 고통을 극복하는
현재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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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살아가며 인생의 미학을 발견하고 있다.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가 한 말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하리라.“ 이 말이 무슨 말인지 요즘 아주 조금 그 의미를 깨우치고 있다. 그 아름다움이 바로 인생의 고통을 극복하는데 있다고 본다. 사랑도 아름답고 아이들의 웃음도 아름답고 광활한 대자연도 아름답지만, 더 아름다운 것은 인생의 고통을 극복하고 최후에 미소 짓는 얼굴이 아닐까 싶다.
나는 이 아름다움으로 나를 구원하고 싶다. 내 현재가 더욱더 이 아름다움으로 구원받고 싶다. 그리고 이제는 모두 다 아는 이야기, 현재(present)라는 말속에 들어있는 숨은 의미가 바로 ‘선물’이라는 것을. 현재는 언제나 선물이며 그 선물이 오늘을 아름답게 할 것이다.
행복을만드는교육
시대가 변화해도 여전히 조화를 이루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을 가르치는 것은 가장 중요합니다.
‘행복을 만드는 교육’은 유아교육의 미래를 새롭게 만들 ‘중요한 발상’과 ‘실천’을 찾는 동심연구소의 노력입니다.
[글]
변상규교수 l 대상관계연구소장,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 특임교수
[저서]
네 안에서 나를 보다(2007), 마음의 상처 심리학(2008), 자아상의 치유(2010), 때로는 마음도 체한다(2014)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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