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날, 밝게 비추는 햇살이 교실 안을 비춘다. 작은 손으로 열심히 만들어 낸 사랑스러운 작품들, 그리고 유아의 눈높이에 맞춘 환경 구성, 또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한 교구와 놀잇감들…. 오늘도 우리 아이들의 교실은 여러 색채의 향연으로 아름답다. 이러한 여러 가지 색의 향연을 펼치는 작품을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그리고 우리 교실 속의 색채를 떠올리며 조화와 평등함, 자유로움에 대해 고찰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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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색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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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현대미술의 거장 ‘게르하르트 리히터’는 이러한 여러 가지 색채들을 끊임없이 연구했다. 산업용 페인트 색상표를 보고 영감을 받아 색상을 연구하기 시작한 그는 2007년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훼손된 독일 퀠른 대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 창문 디자인을 의뢰받아 작업했다. 이때 쾰른 성당 작업과 함께 진행한 작품 ‘4천 900가지 색채’가 많은 사람에게 아름다움을 준다. 아래 작품은 한국에서 최초로 공개된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4,900가지 색채의 아홉 번째 버전 Version(2007)’이다.
<루이비통 메종 서울 전시 전경(출처:루이비통코리아)>
게르하르트 리히터는 정사각형 컬러패널들을 정렬하여 작품을 구성했다. 이때 어떠한 색상이더라도 상하 관계는 존재하지 않으며, 상호 간섭이나 결정적인 영향 없이 동일한 가치를 지니도록 구성했다. 리히터는 자신의 주관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위해 패널들을 애나멜로 도색하고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순서를 배열했다. 실제로 ‘4,900가지 색채’를 보면 한가지 색상이라도 그중 가장 돋보이거나 강조되지 않으며, 무수히 많은 색이 어우러져 자유롭고 평등한 색채들의 배열을 느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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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속의 1만 가지 색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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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히 많은 색채가 우리 교실 안에 존재한다. 다양한 물체뿐만 아니라 아이들 또한 각자의 색들을 뽐내고 있다. 밝거나 어둡고, 경쾌하거나 평온하며, 흐리거나 선명할 수 있는 다양한 색들이 우리 교실에 분명히 존재한다. 이때 우리의 주관적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면, ‘어느 것이 더 귀하고 좋다’라고 생각하게 된다면 수많은 색의 조화로움을 감상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우리의 주관성을 배제하고 귀하고 온전하게 바라볼 때, 그리고 각기 다른 여러 색이 함께하며 시너지를 발휘할 때, 비로소 그 아름다움을 오롯이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글] 동심영유아교육생활문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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