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즐겁게 그림책을 읽고 난 뒤 여운이 가시지 않은 아이들은 “그다음에 어떻게 되었어요?”라는 질문을 하곤 해요. 아이들의 이 질문은 읽기를 넘어서 새로운 상상을 펼치는 출발이 되기도 하지요. 이 질문에서 출발한 그림책이 있답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전래동화의 뒷이야기를 재구성한 그림책을 소개할게요.
늑대가 아기돼지의 집을 무너뜨린 사연
글·그림 존 셰스카 보림
동화 ‘아기돼지 삼형제’는 우리에겐 너무나 익숙한 이야기지요. 그런데 우리는 왜 늑대가 아기돼지 삼형제의 집에 찾아가서 못되게 굴었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나요? 이 책의 주인공은 바로 그 ‘못된 늑대’입니다. 늑대가 자신의 입장에서 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아기돼지 삼형제 사건’의 진실을 이야기하는데요.
심한 감기에 걸린 늑대는 할머니의 생일 케이크를 만드는 도중 설탕이 다 떨어진 것을 발견했어요. 하는 수 없이 설탕을 꾸러 첫째 돼지의 집에 갔는데, 이때 하필 재채기를 하는 바람에 첫째 돼지의 지푸라기 집이 날아가 버렸네요. 할머니의 생일 케이크를 직접 만드는 늑대라니! 사실 늑대는 설탕처럼 달콤한 늑대였을 뿐인데 어찌 된 일인지 돼지 신문 1면에는 “BIG BAD WOLF(크고 나쁜 늑대)”기사가 대서특필되었어요. 과연 ‘아기돼지 삼형제’이야기의 진실은 무엇일까요?
패배를 딛고 다시 일어나는 힘
글·그림 유설화 책 읽는 곰
흔히 아는 것과 같이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는 거북이의 승리로 끝나요. 그런데 이야기가 끝난 뒤 토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슈퍼 토끼』는 ‘재빠른 동물’의 타이틀을 아쉽게 거북이에게 넘겨주어야 했던 토끼의 이야기예요. 그림책의 표지에는 ‘뛰지 말자!’가 쓰인 머리띠를 꽉 졸라매는 토끼가 있는데요. 과연, 토끼는 다시는 뛰지 않았을까요?
이 책의 토끼는 실수로 인한 패배를 맛보지만, 이를 다시 이겨 나가요. 실수를 딛고 다시 한번 일어나서 노력하는 토끼의 모습은 읽는 이들에게 제법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하지요. 토끼는 어떻게 실수를 딛고 다시 도전할 수 있을까요? 토끼는 하루에도 수많은 도전을 하고 실패와 성공을 번갈아 가며 맛보는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알려준답니다.
앙갚음을 꿈꾸는 호랑이의 유혹
글 최은옥 그림 이준선 국민서관
‘팥죽 할머니와 호랑이’ 이야기는 우리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전래동화인데요, 그 뒷이야기를 담은 그림책 『팥죽 호랑이와 일곱 녀석』에서는 물에 빠진 호랑이가 앙갚음을 꿈꾸는 장면이 나와요. 그리고 산신령을 찾아가지요.
호랑이는 산신령의 말대로 앙갚음을 하기 위해 팥 농사를 시작해요. 하지만 앙갚음하려고 농사를 지을수록 할머니에게 미안한 마음이 생기는데요. 과연 호랑이의 앙갚음은 성공할 수 있을까요? 전래동화에서 호랑이는 다른 사람이나 동물을 잡아먹는 사나운 포식자로 묘사될 때가 상대적으로 많지만, 이 책의 호랑이는 우리가 잘 아는 민화 속 호랑이와 비슷하면서도 우스꽝스럽게 묘사되어 있어 어딘가 친숙한 느낌이죠? 색 다른 호랑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 궁금하네요.
세대를 거쳐,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는 다양한 이야기에는 힘이 있어요. 하지만 익숙한 이야기를 그저 향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관점에서 보고 새로운 이야기를 상상하는 것은 특별하고 짜릿한 재미가 있답니다. 뒷이야기 그림책을 함께 읽고, 아이의 생각을 먼저 물어봐 주세요. 좀 더 깊게 생각하는 우리 아이를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글] 동심영유아교육생활문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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