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아티스트 역대 경매가 1위, 국내 미술 경매가 해외 아티스트 중 1위, 미술 전시 중 세계 최다 관람객을 동원하는 현대 미술의 거장 ‘쿠사마 야요이(Kusama Yayoi)’의 작품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그녀의 작품들은 세계의 주요 박물관, 비엔날레와 트리엔날레 등에서 활발히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쿠사마 야요이 – 사람들을 위한 가장 큰 사랑(2019)>
*사진출처: © Marc Domage. 쿠사마 야요이. David Zwirner. 20210302방문. https://www.davidzwirner.com/artists/yayoi-kus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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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왜 ‘호박’을 만들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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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사마의 유년 시절은 혼란스러웠다. 전쟁과 부모님의 불화를 매일같이 보고 자랐고 아버지의 외도 장면을 직접 목격하기도 했다. 결국 정신질환을 겪게 된다. 하지만 정신질환에 대해 이해하지 못한 어머니는 ‘교육이 부족한 탓’이라며 쿠사마에게 체벌과 학대를 일삼는다. 그때 그녀가 어머니에게 체벌을 당하고 도망가 숨어있던 곳은 창고였다. 창고에는 항상 호박이 쌓여있었다고 한다. 쿠사마 야요이의 대표적인 상징물이 ‘호박’인 것은 바로 여기서 결정된 것이다.
‘호박’은 많은 사람들에게 환상적이고 강렬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하지만 이 ‘호박’이 어린 쿠사마의 눈에는 어떻게 비춰졌을까?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상황들, 보살핌이 필요했고 늘 불안했던 그 시절에 어른들의 따뜻한 위로와 사랑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우리는 앞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들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아야 한다. 내 모습이, 나의 말 한마디가 오늘 만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우리가 주는 작은 사랑이, 아이들의 세상을 바라보는 기준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어머니 초상화>
*사진출처: 애플씨드 작성. 2014.05.16./20210302방문. https://m.blog.naver.com/kimuc/220001835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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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사마의 패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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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그림은 정신 착란이 더욱 심해지던 무렵 쿠사마가 그린 어머니의 그림이다. 어머니가 미워, 그녀가 물거품처럼 사라지길 바라는 마음에 초상화에 점들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 후 편집적 강박 증상이 극에 달했을 때, 눈앞에 하얀 좁쌀 같은 점들이 점점 변해 둥근 물방울무늬가 생겨났다고 한다. 그 이미지가 머리에 각인되어 ‘점(dot)’과 ‘망(net)’을 반복하는 지금의 패턴이 완성된 것이다.
그나마 쿠사마의 감정 상태를 표현할 수 있는 통로는 그림 그리기였다. 인정과 칭찬을 주어도 모자를 시기에 그녀의 어머니는 그림을 찢어버리기 일쑤였다. 이렇게 만들어진 내면의 고통. 그로 인해 피어난 시선을 사로잡는 패턴들이 마냥 황홀하게만 느껴지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쿠사마가 가진 상처의 크기는 작품의 경쾌하고 밝은 색채만큼 비례하는 듯해 마음이 무거워진다.
오늘도 우리가 만나는 아이들은 웃거나 울 수 있고, 큰소리를 칠 수도, 때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방법들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 스스로를 표현하는 방법이 참으로 다양한데, 그 표현들이 어떠한 이유로든 억압당하거나 쉽게 지나쳐버리지 않길 바란다. 어쩌면 내면에 숨겨진 모습까지 알아봐 줄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이들이 표현할 수 있는 창(표현 방식)을 오롯이 인정해주고 눈여겨봐 줄 수 있다.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아이들에 대한 최고의 배려가 아닐까 싶다.
<유년 시절 쿠사마 야요이>
*사진출처: 최지혜의 예술칼럼. EKNews. 2020.06.15/20210302방문. http://eknews.net/xe/siron_nondan/557676
“나는 나를 예술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유년 시절에 시작되었던 장애를 극복하기 위하여 예술을 추구할 뿐이다.”
- 쿠사마 야요이 -
오랜 세월 동안 국제적인 갈채와 관심을 받는 쿠사마 야요이. 그녀는 늘 가장 좋아하는 방법으로 스스로를 표현했다. 자신이 보는 환영과 두려움을 직면하고 그림으로 승화시켰다. 쿠사마 야요이는 지금도 계속해서 작품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있다. 앞으로도 작품을 통해 감상하는 모든 이들로부터 더욱 더 따뜻한 사랑과 관심을 받으며 그녀의 묵은 상처들이 조금이나마 흐려질 수 있기를 바란다.
<쿠사마 인피니티 스틸컷>
*사진출처: 큐사마 야요이, 오드 AUD, 네이버영화
[글] 동심영유아교육생활문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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