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유류와 파충류의 큰 차이 중 하나가 바로 공감 능력이다. 뱀을 키운 사람을 알고 있는데 뱀도 사랑을 주면 어느 정도 아는 것 같아(?) 보인다 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 물리면 배신감이 클 것이다. 강아지를 키운 사람은 안다. 이 댕댕이들이 얼마나 사람의 감정을 기막히게 파악하는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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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능력으로 확인받는
자기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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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햄스터 두 마리를 키우는데 유난히 흰순이 라는 햄스터에게 정이 간다. 사진은 흰순이의 실제 모습인데 실제로는 사진 크기의 4분의 1이다.
비단 털 쥐과에 속하는 작은 포유류가 햄스터이다. 이 녀석들도 뭔가 비빌 것을 줄 적에 좋아하는 것 같다. 집에 오면 짧은 시간 햄스터의 머리를 만져준다. 그리고 말을 건넨다. 말을 건네는 나를 보며 순간 햄스터가 되는 빙의(?)에 사로잡힌다.
다른 햄스터 한 마리는 유난히 겁이 많다. 그래서 나와 눈이 마주치면 도망가기 바쁘다. 그래서 먹이만 준다. 그러나 흰순이는 내가 오면 서서 나를 반긴다. 그냥 반응하는 모습이겠지만 나는 나를 반긴다고 착각하고픈 것이다. 작은 햄스터 한 마리가 나에게 반응해주는 것이다. 사람은 반려동물이라도 키우며 자기 존재를 확인받아야 한다.
자기가 먹이를 주고 키운 동물이 다가와주면 그거 하나로도 고맙고 예쁘게 보인다. 하물며 사람은 어떻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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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능력을 상실한
역기능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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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해주고 인정해주는 모든 과정은 한 인간을 사람답게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근데 역기능 가정은 그걸 못한다. 윗세대 부모에게서 받은 게 없어 못 하고, 어색하기에 못 하고, 필요를 전혀 느끼지 못하니 못한다. 그리고 무거운 침묵만 흐른다.
식사할 때는 어색한 숟가락, 젓가락 소리만 오갈 뿐. 그런 가정 문화 속에서 성장하게 되면 누가 인정을 해 줘도 인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럼 사랑받은 개와 쥐만도 못한 자존감을 갖게 된다. 뭔가 우울하고 뭔가 개운하지 않으며 뭔가 불만스러운 이상한 안개 같은 기분이 24시간을 사로잡는다. 그게 큰 고통이다. 그런 사람들은 삶에 자신감이 없거나 정체성이 부족한 모습을 보인다.
그렇게 되면 마음 한가운데 큰 구멍이 뚫려 깊은 결핍감을 절감한다. 그러나 거절도 사람이 하고, 인정도 칭찬도 사람이 하니 사람에게 다가가는 것조차 조심스러워진다. 그래서 항상 수동적인 태도를 갖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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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열게 하는
공감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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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군가 내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고 공감해주고 이해해주며 인정해줄 때 마음을 연다. 그럴 때 아슬아슬한 외줄을 타는 스릴을 느낀다. 그리고 그 줄이 당장 끊어지지 않는 줄임을 확인할 때 사람은 비로소 마음의 얼어붙은 것, 냉소적인 것을 거둔다.
그런데 바로 그 시점에 큰 거절이나 외면을 당하면 정말 그 상처는 크게 덧나 사람 자체를 피하게 되거나 옳고 그름에만 목숨을 거는 감정이 없는 사람이 된다. 아니면 원칙적인 인간이 된다.
나는 자칭 마음 전문가다. 내 마음조차 제대로 건사하지 못하지만 내 직업 자체가 사람의 마음을 돌보는 일이기에 강의를 하던 상담을 하던 소중하게 그리고 매우 예리하게 마음을 접한다. 그런 신중함은 마치 악기의 줄과 같아서 현을 타는 기분이다.
글을 쓸 적에도 마찬가지다. 구태의연한 글을 가장 싫어한다. 그런 글은 세상에 넘치고 넘친다. 진심과 마음이 담긴 글, 감정의 현을 타는 글만이 사람들 가슴에 와 닿는다.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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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존재를 인정해주는
공감 능력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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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랜만에 먼 곳에서 농사짓던 제자가 다섯 살 딸아이를 데리고 내 연구소를 방문하였다. 그래서 아이에게 아빠랑 교수님이랑 사진을 찍어 달라 했더니 정말 잘 찍어주어 놀랐고 그래서 많이 칭찬해 주었다. 아이는 연구소를 나가기 전까지 사진 이야기를 하며 웃었다. 아빠 이외의 어른에게 그런 칭찬을 처음 들어봤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사진에 관한 한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다.
사람은 정말 작은 것에 목숨을 거는 섬세한 존재들인데 그 섬세함이 짓밟혀진 채 삶을 버텨왔으니 얼마나 감정의 고통이 크겠나. 살아갈수록 말 한마디의 힘이 얼마나 무섭도록 위대한지 자각할 뿐이다. 정말이지 사람이 말을 하는 이유는 정보 전달만이 아니라 공감받기 위해 대화한다. 그래서 공감다운 공감 단 한 번만 제대로 들으면 하루를 보낸 이유가 바로 이것이로구나! 감탄하게 된다.
그런 공감과 인정과 칭찬이 가장 많아야 할 우리의 가정들이 가장 인색한 마른 우물이 되었다. 그래서 다들 갈급하고 목이 마르다. 나는 내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부터 절대로 누군가를 비난하지 않기로 했다. 나에게 엄청난 배신을 준 사람은 나 자신의 정신건강을 위해 비난을 하였으나 그것도 어느 순간 그만두었다. 부질없다 생각되었기에.
그래서 나의 대화는 언제나 비난이 아니라 경청과 수용, 그리고 공감과 유머를 잊지 않으려 항상 애써왔다. 상담 시간에는 무의식적 해석이 뒤따른다. 그런 해석이 내담자의 맺힌 complex를 자유롭게 흐르게 하기 때문이다.
자고 일어나면 그리고 집을 나가 누군가를 만나면 부드럽게 웃어주고 부드럽게 감사하다고 참 좋다고 칭찬해 주자. 그리고 오늘은 우리 아이들이 인사하면 반드시 크게 웃어주고 눈을 바라봐주자. 그 아이 인생에 잊을 수 없는 순간이 될 수도 있을 테니.
잠시 살다 가는 세상이라 말들 하면서 추억보다 원망을 더 많이 쏟아내는 것 같다. 영원히 감사하면 영원한 추억만 남는다.
행복을만드는교육
시대가 변화해도 여전히 조화를 이루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을 가르치는 것은 가장 중요합니다.
‘행복을 만드는 교육’은 유아교육의 미래를 새롭게 만들 ‘중요한 발상’과 ‘실천’을 찾는 동심연구소의 노력입니다.
[글]
변상규교수 l 대상관계연구소장,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 특임교수
[저서]
네 안에서 나를 보다(2007), 마음의 상처 심리학(2008), 자아상의 치유(2010), 때로는 마음도 체한다(2014)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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