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웃음을 나누며 추억을 함께 만들어 나가는 아빠의 행복 시네마, 이번에 소개할 영화는

『미래의 미라이』 이다. 가족의 미래나 과거를 체험하면서 진짜 가족이 되어가는 아이의 성장을 담은 이야기다.


미래의 미라이 l 전체 관람가

감독 l 호소다 마모루

배급 l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행복한 일상을 살고 있던 네 살 ‘쿤’에게 첫눈이 오던 날 여동생 미라이가 찾아온다. 그동안의 사랑을 독차지하던 쿤은 설레임도 잠시 동생 미라이에게 질투심을 느끼게 된다. 애니메이션 속 상상으로 쿤과 미래에서 온 소녀 ‘미라이’와의 특별한 여행이 시작되며 진짜 가족이 되기까지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가족이란 어떤 의미인가? 가족이 서로를 이해조차 힘든 팍팍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미래의 미라이는 이렇게 질문을 던진다. 

‘나는 어떻게 태어났지?’

내가 어떻게 태어났는지 알게 되는 것은 가족의 역사를 이해하는 것이며 ‘나’를 포함해 우리 가족 모두의 존재에 대해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된다.

 

이 영화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영화다.

그럼 어떤 이야기를 나누면 좋을까?


첫 번째, 가족이 되는 흥미로운 이야기

쿤은 유치원에 다닌다. 그냥 장난감과 노는 것이 행복한 나이다. 그런데 어느 날 동생이 생겼다. 동생이 생기면 자연스레 나타나는 현상이 질투다. 쿤은 동생 미라이를 질투한다. 자신에게 쏟아졌던 관심이 동생에게 가니 심술이 난 것이다.


이 영화에서 가족은 가족이 구성되기까지의 사연을 가진다. 각각의 사연이 실타래처럼 얽혀 나에게 이른다. 거기에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사건과 의미, 이야기가 있다. 이런 뜻에서 쿤은 지금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동생이 태어나서 심술이 나지만 이러한 이야기는 가족이 단단한 구성체가 되는 훌륭한 접착제 역할을 한다. 수많은 이야기가 쌓여 ‘나’란 존재가 만들어지듯, 동생과의 가족 이야기는 이제 시작인 것이다.


두 번째 이야기, 한 사람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담겨 완성된다.

동화적인 이야기 구조에서 영화는 증조할아버지의 과거를 보여준다. 오토바이를 좋아하는 할아버지는 그러나 전쟁에 참여하면서 장애인이 된다. 이런저런 사연을 거쳐 한 가족이 탄생하는 모습은 앞서 이야기 한 바와 같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것을 보면서 자신을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흔히 자기 자신이 그냥 스스로 자라났다고 생각한다. 이 글을 쓰는 나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과거의 엄마를 보여주며 쿤이 엄마를 이해하게 된다. 엄마란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닌 것이다. 현재의 쿤의 엄마도 어린 시절의 삶이 있었고 그러한 삶을 살아왔기에 지금의 쿤의 엄마가 되어 있는 것이다.  

거기에는 집에서 기르는 개 ‘윳코’도 포함된다. 그도 쿤처럼 처음에는 쿤과 가족이 되기 위해 노력을 했던 것이고 그것이 쌓여 지금의 윳코가 된 것이다. 그래서 가족이란 현재의 모습뿐만 아니라 과거의 존재 자체도 알아야 하는 것이다. 


흔히 부모들은 아이들 인생사의 대부분을 알고 있지만 정작 아이들은 부모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서로에 대한 이해는 그들이 살아온 것에 대한 이해를 포함한다. 하지만 이것은 내가 살아온 것을 늘 되풀이해서 아이들에게 푸념처럼 늘어놓는 것과는 다르다. 푸념은 일방적이지만 여기에서는 아이와 부모 서로의 삶에 대해 공감하고 이해하고 대화하자는 이야기니깐 말이다.  

 

세 번째 이야기, 외톨이의 위험성

기술 및 시대의 변화일지도 모르지만, 지금의 부모와 아이들은 각자의 경험을 쌓도록 강요받고 있다. 개인 미디어가 발달하고 거기에 따른 개별 콘텐츠가 많아짐에 따라 아이와 공통된 교감을 할 수 있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하다못해 TV도 각 방마다 있으니 서로 다른 채널을 보게 되니까 말이다. 


영화는 기차역에서 길을 잃은 쿤이 외톨이들이 타는 기차에 빨려 들어갈 뻔한 위험에 처한 상황을 보여준다. 물리적인 외톨이도 위험하지만, 심리적인 외톨이도 위험하다. 가족이 한 공간에 있다고 해서 그 가족이 심리적 외톨이가 아니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서로 교감을 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한 그러한 과정은 순전히 자신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상대의 입장에서 이뤄져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입장을 상대에게 강요하는 경우가 많으니 말이다. 

그러나 사실 실천은 어렵다. 하지만 노력을 하고 하지 않고의 차이는 매우 크다. 어찌 보면 가족은 외톨이 방지용 최소 조직일 수도 있다.



네 번째 이야기, 시간 여행이 주는 통찰력

현재의 자신이 세상을 보는 것은 한계가 있다. 아무리 성찰을 잘 하더라도 현재 상황에 빠져 제대로 보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쿤의 경우도 동생에게 관심을 빼앗기고 난 지금의 현실에서 질투가 생겼다. 그러나 과거와 미래를 넘나들며 이해를 하게 된다. 무엇이 중요하며 어떤 것이 소중한지를, 현재의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비교적 객관적으로 알게 된다.


인간의 인식은 현재를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기에 나중에 후회할 일을 하게 되고 과거부터 이어온 여러 일을 망치게 된다. 그래서 현재가 조심스럽다. 

만약 내가 시간 여행을 하게 된다면 난 무엇을 보고 싶을까? 보통 사람들은 미래를 보고 싶다고 하겠지만 과거를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필자의 경우는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다. 과연 자신이 어렸을 때를 지금의 자신이 본다면 어떤 느낌일까? 아마도 비슷할 것이긴 하지만 스스로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에게도 질문을 던져 보자. 과연 어릴 때 ‘나’ 자신이 지금의 ‘나’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지. 그 반대는 어떨지. 미라이처럼 미래의 ‘나’는 또한 현재의 나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시간 여행의 매력이다.



새해를 맞이하여 가족영화로 손색없다. 나란 존재가 어떤 역사를 거쳐 생겨났는지 알게 되는 것은 누구에게나 흥미로운 이야기니까 말이다. 아이들에게는 오히려 더욱 관심 있는 이야기 일 수 있다. 특히 아이가 어린 집은 이러한 이야기를 통해 부모의 가치가 전달되는 교육적 효과도 발휘할 수 있다. 교육은 생활 속에서 이뤄진다. 부모가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그림도 아름답고 이야기도 동화처럼 신비롭다.

일본 영화 특유의 깔끔한 분위기도 좋다.

가족과 함께 여유롭게 볼 수 있는 영화로 추천한다.

 

아 참, 그리고 집의 구조가 이채롭다. 건축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한 번 눈여겨보시길..



씨네리터러시

‘씨네리터러시’는 오래전부터 교육의 도구였던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새로운 관점에서 분석하고 해석하며 감상할 수 있도록 동심연구소가 추천합니다.

[글]
장호창 박사 ㅣ교육학 박사, 한국환경교육학회 이사, 대구명곡초등학교 교사, 대구광역시교육청 창의융합교육원 소속 녹색학습원 유치, 초등대상 환경교육, 구글 에듀케이터


[저서]
환경부 어린이 환경백서(2010), 경상북도 교육청 녹색성장교육 매뉴얼(2010) 외

[사진]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네이버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