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들이 영화를 통해 아이와 이야기 나누며 행복한 추억의 시간을 만들어가는 아빠의 행복시네마, 이번에 소개할 영화는 『월-E』이다. 이 영화는 2008년 디즈니와 픽사가 함께 만든 작품으로 ‘로봇’에 관한 영화다. 비록 지금은 디즈니에 속해 있긴 하지만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상상의 세계를 잘 표현해 온 픽사의 매력이 영화에 잘 담겨있다.
월-E l 전체 관람가
감독 l 앤드류 스탠튼
배급ㅣ한국소니픽쳐스 릴리징브에나비스타 영화
영화 『월-E』는 심각한 환경오염으로 지구에 더 머물 수 없던 인간들이 우주로 집단 이주해버리고, 지구에는 청소 로봇이 남아 지구 쓰레기를 치운다는 픽사의 상상력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여기에 ‘월-E’의 사랑 이야기를 더해 재미있게 풀어냈다.
이 영화는 로봇에 대한 픽사의 상상력과 더불어 환경문제에 대해서도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해볼 수 있어 아빠들이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가져다준다. 다만, 어렵겠지만 아빠가 먼저 아는 척을 해서는 안 된다. 영화를 보며 중간중간 자연스럽게 집어 주듯 이야기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첫 번째 이야기, 환경에 관한 메시지
이 영화는 쓰레기 문제로 지구를 포기한 인간들이 거대한 우주선을 타고 지구를 모두 떠나버리고 인간이 버린 쓰레기를 인공지능 청소 로봇이 정리하는 시대를 시간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렇게 700년이란 세월이 흘러 청소 로봇은 하나둘 고장이 나고 최후(?)에 살아남은 로봇이 바로 주인공 ‘월-E’이다.
인간이 버리고 간 지구는 생명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월-E’의 친구인 바퀴벌레가 어찌 보면 반갑기도 한 그런 이상한 모습의 지구이다.
환경의 문제는 여러 가지가 있다. 물, 대기, 토양, 쓰레기 등등,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쓰레기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사실, 쓰레기 발생과 처리는 인류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중요한 문제 중 하나다. 쓰레기 문제는 소비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고 생산과 소비, 폐기의 순환은 자본주의, 현대사회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다.
이러한 사실은 사람들로 하여금 뭔가 불안하지만 하지 않을 수 없는 여건을 제공한다. 끊임없이 소비하며 그러한 사실은 불안해하지만 결국 우리는 또다시 소비하는 것이다.
우리가 얼마나 많이 소비하는 가는 아이 때문에 구입한 각종 용품들과 아이들이 가지고 다니는 학용품의 종류와 수량을 보라. 객관적으로 아마, 대부분은 생존과는 크게 관계가 없는 것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런 소비의 결과로 파탄 난 지구가 바로 ‘월-E’가 사는 곳이자 직장이다.
두 번째 이야기, 인간 삶의 변화
지구를 떠난 인간들은 기술과 문명이 주는 혜택 속에서 지금 기준으로 보면 모두 ‘뚱보’로 변해 있다. 기술의 풍요로움은 인간을 바보로 만든다. 물론 이것을 심각하게 표현할 수도 있다. 기술에 침식당해 인간성을 잃어가는 모습, 아마 대표적인 영화가 우리가 잘 아는 '은하철도 999'일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렇게 심각하게 표현하지는 않는다. 다만, 인간이 기계에 의존할 때 나타나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재치있게 표현하였다. 특히, 선장이 인공지능의 지배를 깨닫고 벗어나려고 하는 장면에서는 인간이 가진 자유와 존재에 대한 긍정이 잘 나타나 있다
세 번째 이야기, 인간의 개척 정신
하지만 이곳에 등장하는 먼 미래의 인간은 비록 육체는 비만일지 몰라도 위대한 인간의 개척 정신은 잘 지니고 있었던 것 같다. 그들은 이브를 통해 수집한 지구 생태계 회복의 신호를 받고 지체 없이 떠돌이 생활을 접고 지구로 돌아와 식물을 심기 시작한다.
이 점에서 인간의 진취성을 그린 감독의 생각이 엿보인다. 기계와 같이 살아가고 기계도 사랑을 느끼고 모험을 하지만(그것으로 인해 인류의 생존 방향을 바꾸어 놓지만) 주인공 ‘월-E’도, 귀환을 선택하는 인류도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정신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바로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사랑하며 도전하는 정신이다. 어쩌면 먼 미래가 아닌 우리 시대에 가장 필요한 정신이 아닐까?
네 번째 이야기, ‘월-E’와 ‘이브’의 사랑 이야기
이 영화가 흥행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두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 때문이다. 낡고 보잘것없는 로봇 ‘월-E’와 최신 기능을 가진 매끈한 탐사 로봇 ‘이브’의 만남과 사랑의 이야기는 신데렐라 등의 동화에서 주로 사용되는 이야기 구조를 그대로 가져왔다.
비판하려는 생각이 아니라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 두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를 엄마와 아빠의 이야기로 바꾸어 아이들에게 좀 더 환상적으로 들려주자. 아이들은 부모가 특별한 사람이라고 오해하고 산다. 마치 슈퍼맨처럼, 그러나 ‘우리 부모도 다른 사람과 똑같은 사람이구나’라고 느낄 때 아이는 어른이 되고 부모는 노인이 된다.
아이가 부모의 능력을 반짝이는 눈망울로 바라볼 때 약간의 조미료를 첨가한 부부의 사랑 이야기는 재미있는 경험을 선사할 수 있을 것이다.
재미있고 게다가 의미까지 부여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드는 것은 모든 영화감독의 꿈인 것 같다. 하지만 비전문가가 보더라도 그런 영화를 만들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왜냐하면 수많은 영화가 나왔다가 소리 없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월-E』는 가족 모두를 자신의 입장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영화인 것이다. 거기에 지구의 대표적인 문제인 환경문제라는 의미까지 덧붙였다. 감독의 능력이 좋은 것이다.
코로나로 집에서 보내야 하는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다. 아이들과 영화를 통해 의미 있는 시간을 나누며 새해를 맞이할 수 있도록 아빠들을 응원한다.
[추신]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월-E’가 너무 귀엽다. 장난감이라도 가지고 싶다. 소비가 발생한다. ㅜㅜ
씨네리터러시
‘씨네리터러시’는 오래전부터 교육의 도구였던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새로운 관점에서 분석하고 해석하며 감상할 수 있도록 동심연구소가 추천합니다.
[글]
장호창 박사 ㅣ교육학 박사, 한국환경교육학회 이사, 대구명곡초등학교 교사, 대구광역시교육청 창의융합교육원 소속 녹색학습원 유치, 초등대상 환경교육, 구글 에듀케이터
[저서]
환경부 어린이 환경백서(2010), 경상북도 교육청 녹색성장교육 매뉴얼(2010) 외
[사진] 한국소니픽쳐스 릴리징 브에나비스타 영화,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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