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하고 현명한 양육과 훈육
-판단 중지의 기술-

이른 봄, 흩날리는 벚꽃 속에서 아빠를 떠올리는 아이를 보고
엄마는 꽃가지 하나를 꺾어 아이 손에 쥐여줍니다.

아빠에게 꽃을 전할 생각에 신나게 집으로 향하던 아이는
철퍼덕! 넘어지고 마는데요.
애써 아픔을 참아내며 자리에서 일어난 아이는
몇 개 남지 않은 꽃잎을 바라보며 이내 울음을 터뜨립니다.

속상해하는 아이와 집으로 돌아온 엄마는
꽃병에 벚꽃 가지를 꽂고, 그 곁에 떨어진 꽃잎을 높으며 이렇게 말합니다.
"이 모습도 그건만큼 좋지 않아? 우리가 걸었던 벚꽃길 같네." 라고요.



꽃잎이 떨어진 가지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고
그 자체를 귀하게 여기는 엄마의 마음을 느끼셨을까요?
우리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님의 마음도 이와 같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아이와 생활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판단'이 앞서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아이가 밥을 깨작거릴 때
"너 지금 밥 먹기 싫어서 그러는 거지?, 배부르지 지금?"과 같이
나의 지레짐작으로 아이의 행동을 판단해 버리거나
아이가 정리하려고 쏟아낸 바구니에
"정리도 못하면서 장난감은 왜 또 꺼내!"라고 버럭 화냈다가
아이의 의도를 알아차리고는 엄마가 오해해서 미안했다고 사과한 경우들이
여기에 해당하는 거죠.

아이가 스스로를 귀하고 가치 있게 여기기 위해서는
어른들의 '판단중지'가 필요합니다.


'판단중지'의 기술 들어보셨나요?
판단 중지는 '멈추다', ' 삼가다'라는 뜻을 가진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고대 그리스 철학에 기인합니다.
부모가 아이를 바라볼 때 평가하고 판단하는 위치성에 있기보다는
'판단을 멈추고'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해 주는 기술이지요.

"어떤 놀이를 하고 있었니?"
"무엇을 하려고 그랬던 거니?"
"지금 마음이 어떠니?"
"어떤 부분을 도와주면 좋겠니?"
"무엇을 그린 거니?"

우리 아이에 대한 판단은 멈추고 아이들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져주세요.


비단잉어 '코이'는 어항에서는 손가락 크기만큼, 수족관에서는 어른 손바닥만큼
강에서는 유치원 아동의 키만큼 자란다고 합니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내린 판단으로 인해 작고 편협한 프레임 안에
스스로를 가두지 않도록
'내 기준으로 아이를 바라보고 있진 않은가?'
'이미 내 마음속에서 판단을 내리진 않았는가?'
돌아보시는 건 어떨까요?


저희 원에서도 판단을 멈추고
각양각색의 매력을 가진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존중하겠습니다.
 


[글] 동심영유아교육생활문화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