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는 누가 키우든 기저귀 갈아주고 젖만 주면 된다는 생각에 반기를 든 이가 미국의 심리학자 해리 할로우 박사다. 그는 원숭이 실험을 통해 절대 인간(포유류)은 젖만 먹고 사는 존재가 아님을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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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초기 가장 중요한

‘애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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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아주 흡사한 성향을 지닌 포유류는 유인원 특히 원숭이다. 그래서 해리 할로우는 붉은 털 암컷 원숭이가 태어나자마자 곧 어미로부터 분리한 후 자신의 가설을 증명할 실험을 시작하였다.


진행된 실험 조건은 이렇다. 방 안에 두 개의 원숭이 인형을 두었다. 하나의 원숭이 인형은 빨면 우유가 나오는 원숭이 인형(몸통은 철사로 되어 있다)과 우유는 나오지 않지만 헝겊으로 된 몸통을 지닌 원숭이 인형이다. 진행된 실험 영상을 함께 보자!

영상에서 본 것과 같이 실험을 위해 문을 여는 순간 새끼 원숭이는 즉시 우유를 주는(입이 튀어나온) 가짜 원숭이 인형에 다가가 우유를 빨기 시작했다. 그 순간 학자들은 "오 역시 젖먹이는 게 참으로 중요하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곧 이 새끼 원숭이는 즉시 옆으로 이동하더니 헝겊 원숭이에게 착 달라붙어 거의 20시간 가까이 거기에만 붙어 있었다. 보드라운 감촉과 접촉…, 즉 피부접촉, 그리고 따스함 이것이 새끼 원숭이가 진정 원했던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사람은 단순히 먹을 걸 주는 대상보다 자기 자신을 만져주고 얼러주고 함께 해 주는 그런 대상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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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초기 애착과 함께 중요한

심리적 관계 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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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애착과 함께 중요한 것이 바로 ‘대화 시스템’이다. 사진을 함께 보자. 아기가 옹알이를 하거나 웃으면 엄마가 위의 사진처럼 손을 잡고 아기의 눈을 보며 반영해준다.


이것을 한두 번이 아니라 하루에도 수백 번 반복해주면 아기는 엄마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확인받게 되고 자기표현에 자신감을 갖게 된다. 또한 엄마는 내가 부르면 응답한다는 믿음이 형성된다. 이 믿음이 ‘대상 항상성(Object Constancy, 애착의 대상이 눈에 보이지 않을 때에도 여전히 존재하며,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는 심리적 상태로 유아기에 형성된다)’의 기초이다.

 

그런데 아기가 조금 더 커서 엄마를 부르거나 울 때 엄마의 반응이 너무 늦거나 짜증을 부리거나 신경질을 내 거나 냉담하게 되면 아기는 그때 부터 슬금슬금 젖을 빨며 엄마의 "눈"을 보면서도 "눈치"를 살핀다.


이런 사람은 훗날 성장하여 결코 엄마와 자신의 감정을 마주하지도 못하고 더욱 직면을 못하게 된다. 그게 어디 엄마뿐이겠는가. 자기 아내, 남편 등 주변인과도 그렇게 하지 못한다.


눈치를 살피는 아이는 늘 거절당함에 예민하고 인정받음에 갈망하는 아이로 자라게 된다. 그리고 결국 지나치게 예의 바르고 어른들의 인정을 갈망하는 애어른이 된다. 그건 결국 자기감정을 속이고 타인에게 인정을 받아내기 위해 심리적 거지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불행하다. 이런 사람은 마음이 힘들고 외롭다. 이런 사람은 마음에 스스로 잔치할 줄 모른다. 가능하면 사람과 교류 없이 자기 혼자 모든 걸 하려 든다. 신세질 줄도 모르고 누가 자신에게 신세 지는 것도 안 좋아한다.

 

어찌 보면 독립적인 개인주의로 보이기도 하지만, 실상 속내를 살피면 독립이 아니라 고립이고, 개인주의가 아니라 자신도 모르게 타인의 감정을 공감하지 못하는 자기애적 성격으로 변질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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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착 형성의 부재로 인한

 관계 속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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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언제나 "받은걸" 주게 되어 있다. 나는 나름 많은 상담을 하면서 수많은 내담자들이 가족과 아내나 남편과 자식과 아버지 어머니 형제와 대화가 통하지 않아 화병이 걸리고 한이 맺히고 정신적 고통을 받는 이들을 너무나 많이 보아왔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바로 어린 시절부터 형성되지 못했던 다정한 ‘애착’이 부재하다는 것을 본다. 이들은 마음에 생각이 너무나 많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그 "누군가"와 나눌 용기도 없고 말주변도 부족하다.


가장 심각한 건 거의 자폐아처럼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상대의 대화나 눈빛이나 얼굴, 몸짓과 같은 비언어적인 소통이 꽉 막힌 채 그저 상대의 행동을 자기 방식대로 "해석"하거나 "판단"하여 나중에 더 큰 오해를 부르는 수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항상 오해받곤 한다. 오해를 받으니 더 자신만의 주관성 속으로 기어들어 간다. 달팽이처럼. 그리고 그렇게 혼자 달팽이처럼 살아가는 방식이 익숙해지면 더 이상 자신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볼 필요도 이유도 사라진다.


그런 이들이 우리의 아버지요 어머니요. 형제들이요, 직장동료 중 하나라면 함께 하는 사람들의 속은 시커멓게 썩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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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생애 초기가 

행복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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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그런 캠페인을 하고 싶다. 다른 것보다 먼저 "아이들의 어린 시절을  행복하게 하자!“ 적어도 아이들이 취학 연령인 8세 이전 아니 10세 이전이라도 마음껏 놀고 즐기고 대화하고 웃고 행복한 그런 교육과 체험으로 마음껏 행복했으면 좋겠단 생각을 한다. 

 

넓게는 전 세계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이 되면 좋겠다. 지구촌에 사는 10세 이하 어린이 중 하루 1달러를 버는 노예 노동으로 내 몰리는 아이가 1억 명 이상이라고 한다. 아프리카에서는 소년병, 소녀병으로 끌려가 살인을 배우고 증오를 학습한다.


어린 시절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생애 초기! 이때 아이들에게 어떻게든 행복을 물려주자. 그것이 가장 중요한 어른들의 역할이자 사명 아니겠는가!


행복을만드는교육

시대가 변화해도 여전히 조화를 이루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을 가르치는 것은 가장 중요합니다.
‘행복을 만드는 교육’은 유아교육의 미래를 새롭게 만들 ‘중요한 발상’과 ‘실천’을 찾는 동심연구소의 노력입니다.

[글]
변상규교수 l 대상관계연구소장,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 특임교수


[저서]
네 안에서 나를 보다(2007), 마음의 상처 심리학(2008), 자아상의 치유(2010), 때로는 마음도 체한다(2014) 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