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의 뿌리는 선과 악이 아니라 ‘인격 감각’이다. 즉 아이들에게 인격적 감각을 심어주면 그 아이는 ‘도덕적’으로 살아갈 수 있지만 선과 악만 알려주고 인격 감각을 심어주지 못하면 그 아이는 지능 높은 범죄자가 될 수 있다.


‘인격 감각’이란 인격 대 인격으로서 교류하는 친밀감을 말한다. 그런데 이런 친밀감을 간절히 바라는 시기가 인생에서 0-3세이다. 이 시기에 마음껏 친밀감을 주지 못하면 그 흔적은 평생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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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의 뿌리

‘인격 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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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감을 주지 못하면 유아의 마음에 시기심, 열등감 같은 감정이 중심 감정으로 자리 잡는다. 그런 감정이 자리 잡게 되면 어떻게 해서든 경쟁을 통해서 자신의 라이벌을 없애려하거나 비하하려 하거나 힘으로 제어하려 든다.


친밀함을 간절히 바라는 시기가 0-3세라면 강렬한 시기심과 열등감이 자리 잡는 시기도 그 시기에 해당한다.


요즘 아이들이 인터넷에서 다운 받는 만화 목록을 보다 이상한 제목들을 클릭해 본 적이 있다. 너무 기가 막힌 만화를 보았다. 일본 만화인데 일부의 일본 만화들은 정말 경계해야 할 것이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 인간의 가장 기본인 인간성을 파괴하고 있는 만화들이 너무나 많았다.


위에서 말한 기가 막힌 만화란 한 소녀가 자신의 몸을 잘라 요리해 준다는 만화이다. 그리고 친구의 몸을 잘라 요리를 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면서 수줍은 듯 웃고 있다. 그런 만화를 보고 자란 아이들의 정신세계가 온전할까 싶다. 그런 만화를 만드는 사람의 정신세계나 그런 만화만을 골라 보는 마니아층 아이들의 심리세계나 어떤 도덕성이 존재할까?


정말 인간성의 황폐함 그 자체를 보는 것 같았다. 이런 만화에 대한 심층적인 해석도 가능하지만 여기서는 다루지 않겠다. 다만 상담을 하면서 나이가 어린 학생들을 만나보니 정말 사랑다운 사랑을 받지 못하면 그들의 내면세계가 아주 끔찍한 모습으로 변질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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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성의 근원

 ‘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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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성의 근원은 옳고 그름을 알려주는 것이라 알고 있지만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인간으로서의 “정서”를 심어주는 일이다. 정서는 관계 속에서 경험되는 감정이다. 사랑을 하고 사랑을 경험하되 인간의 삶에는 한계도 있음을 알게 해야 한다. 정서가 좋은 아이들만이 좋음과 나쁨을 분별할 능력이 형성될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이 선과 악보다 아름다움과 추함을 먼저 배운다는 말이 맞다. 재미있어 보이지만 내용이 끔찍한 만화나 글을 보자마자 “이건 아닌 거 같아”라는 감(sense)이 우선이다. 그래야 “이 만화는 좋아, 이 만화는 이상하고 무서워 나빠”라고 구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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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에서 배우는

도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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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정서라는 게 늘 기쁘고 감동적인 걸 말하지 않는다. 편안함이다. 부모님이 싸우지 않고 편안하게 지내면서 그 안에서 작은 일상이 반복되며 겪게 되는 상호피드백을 통해 아이는 서서히 도덕적 인간으로 변모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정말 아이들 앞에서는 될 수 있는 대로 싸우는 모습을 피하길 바란다. 아이들은 부모의 불화가 자신의 잘못으로 생긴 것이라 확대해석한다. 그런 자괴감을 가진 아이가 밝게 자랄 리 만무하다. 나도 어린 시절 그런 경험을 했다. 엄마에게 혼이 나고 있었는데 옆집 아주머니가 벨을 눌렀다. “OO야 엄마 계시니?” 그때 나를 혼내던 엄마가 내게 하신 말씀 “엄마 없다고 그래! 없다고!” 순진한 나는 “네 엄마가 없다고 그러시래요.” 라고 말한 기억이 난다.


도덕성을 말과 책과 영상으로 배우겠는가? 도덕성은 관계 속에서 배운다. 그러니 아름다운 관계는 아름다운 도덕을 산출할 그릇이 되는 것이다. 그 그릇이 가정이라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과장이 될 수 없는 것이다. 

 


행복을만드는교육

시대가 변화해도 여전히 조화를 이루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을 가르치는 것은 가장 중요합니다.
‘행복을 만드는 교육’은 유아교육의 미래를 새롭게 만들 ‘중요한 발상’과 ‘실천’을 찾는 동심연구소의 노력입니다.

[글]
변상규교수 l 대상관계연구소장,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 특임교수


[저서]
네 안에서 나를 보다(2007), 마음의 상처 심리학(2008), 자아상의 치유(2010), 때로는 마음도 체한다(2014) 외 다수